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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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방사성의약품 ②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1-08-03

  석가탄신일 이후 하반기 공휴일이 전멸한 가운데 한줄기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기존에 설날, 어린이날, 추석연휴에만 적용되었던 대체공휴일을 전체 공휴일로 확대하는 법안이 6월 임시 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라는 소식이다.

  대체공휴일 확대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의견이 분분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지난해 8.17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임시공휴일 당일 소비지출은 2조 1,000억 원으로 추정했으며 이에 따른 경제 전체의 생산 유발액은 4조 2,000억원 그리고 3만 6,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1) 반면 근로일수 감소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서 사업장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2018년~2022년 연도별 공휴일 수, 대체공휴일 확대 여론조사 결과2)

  6월 22일 10시에 열리는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논의 후 11시 전체회의에서 대체공휴일 확대 법안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하는데, 무더위가 예고된 올해 여름 직장인들의 숨통을 틔워 줄 소식을 전해주리라 믿는다. 개정된 대체공휴일 법안이 통과되면 8월 15일 광복절부터 적용돼서 10월 초 한글날과 개천절 연휴에 연차를 붙여 쓰면 긴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이 현재진행중인 관계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을 유념하면서 대체공휴일을 즐겨야 한다는 점 모두 잊지 말자.

  코로나 시국과 무더위 속에서도 방사선의학 연구진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대체공휴일이 확대되어도 많은 연구자들은 연구주제와 아이디어 발굴에 고심할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방사성의약품을 주로 적용하는 암 종들과 임상 연구결과 등을 알아보자.

  암 치료에 방사성의약품을 적용한 것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41년 갑상선 항진증 치료를 위해 방사성요오드(I-131)가 사용된 이후, 디스프로슘(Dy-165)나 홀뮴(Ho-166) 등에 키토산 성분 등을 결합한 방사성의약품이 관절활막 및 늑막 악성삼출액 치료에 사용되었다. 또한 Au-198 콜로이드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의 척수강 내 치료에 활용되었다.

  이후 뼈 전이 암환자에게 P-32 phosphate, Sr-89, Rh-186 HEDP, Sm-153 EDTMP 등이 활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알파핵종 방출핵종인 Ra-223이 뼈 전이환자의 통증 완화에 탁월하며 생존 향상도 가져온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 밖에 동일한 면역세포에서 생성되는 하나의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 개발로 표적치료가 가능하게 되면서 림프종 환자와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에게도 방사면역치료를 적용하게 된다.

 

1. 림프종

  림프종은 주로 림프조직에 생기는 원발성 악성종양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림프종 치료는 기존의 항암치료와 함께 2000년에 개발된 표적항체인 리툭시맙(rituximab)을 통한 치료법이 이용되어 왔으며, 이 치료방법은 치료성적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진행이 빠르지 않은 림프종의 경우 리툭시맙을 통한 치료성적이 좋지 않게 나타났다. 또 진행이 빠른 림프종인 경우에도 치료 후 병이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이 많이 나타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환자들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고가인 방사성의약품 인 제바린(zevalin)과 벡사(bexxar) 대신 리툭시맙에 I-131을 표지한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나섰고, 2004년 임상시험 허가승인을 받아 2014년부터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고지혈증 치료에 사용되는 아트로바스타틴과 방사성요오드(I-131)-리툭시맙을 투여하면 저산소증으로 인한 암 치료 저항을 억제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발표되었다.3)

 

2. 신경내분비종양

  신경내분비종양(일명 ‘스티븐 잡스 병’)은 일반적으로 호르몬 분비 세포에 생기는 종양을 말하는데, 치료원칙은 근치적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 중 수술로도 근치가 되지 않는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치료성적이 좋지 않았고, 방사선치료에서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에서는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이라는 내분비 및 신경계를 조절하는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소마토스타틴과 결합하는 수용체가 신경내분비종양에서는 많이 발현한다. 그래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소마토스타틴과 유사한 ‘옥트레오타이드(octreotide)’라는 약을 개발했다.

  신경내분비종양 방사성의약품 개발에는 옥트레오타이드와 같은 소마토스타틴 유사물질과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데 이트륨(Y-90), 루테슘(Lu-177)이 대표적이다.

  특히 루테슘을 표지한 방사성의약품을 투약할 경우 방사성의약품이 암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핵의학적 영상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치료반응 여부를 알 수 있다. 2017년 발표된 신경내분비종양 3상 임상연구에서는 옥트레오타이드를 복용하는 상태에서 루테슘을 표지한 방사성의약품으로 치료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약 100명 씩 구성해 치료성적을 비교했는데 방사성의약품 치료를 추가한 환자들이 치료반응도 좋고 생존율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4)

 

< Lu-177-DOTATATE + 옥트레오타이드 투약 환자군과 옥트레오타이드 만 투약한 환자군의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5) >

 

3. 전립선암

  통상적으로 전립선암은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통해 좋은 치료성적을 거둘 수 있으나 암세포 분화가 좋지 않거나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는 환자들, 호르몬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 종양에서 신생혈관들이 많이 생긴 환자들과 같이 치료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들은 전립선 암세포에서 전립선 특이세포막항원(PSMA: Prostate Specific Membrane Antigen)이라는 당단백질이 많이 발현하는데 이런 경우 표적치료나 방사면역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루테슘(Lu-177)에 PSMA를 붙여서 전립선암 종양이 전신에 전이된 환자에게 3회 치료를 한 결과, 거의 암이 사라지는 정도로 치료효과가 좋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나 최근에는 악티늄(Ac-225)에 PSMA를 표지하여 더 좋은 치료성적을 올리고 있다. 루테슘의 경우 베타선을 이용하여 환자를 치료하는데, 악티늄의 경우 베타선의 50배가 넘는 에너지를 가진 알파선이 나와서 주변 세포에게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 루테슘 PSMA 치료에 반응이 없다가 악티늄 PSMA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전립선암 환자 6)>

 

4. 뇌종양

  뇌종양도 수술과 방사선치료가 표준적인 치료법이지만 전립선암과 마찬가지로 치료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치료가 잘 안 되는 뇌종양은 서브스턴스피(substance P)라는 펩타이드 수용체가 많이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알파선이 나오는 비스무스(Bi-213)를 서브스턴스피와 비슷한 물질에 결합을 하여 치료하였을 때 뇌종양 환자들에게서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으며 전체적인 생존율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7)

  2018년에는 9명의 교모세포종 재발 환자에게 [Bi-213]DOTA-SP을 투약한 후 MRI를 통해 치료경과를 관찰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그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5.8개월, [Bi-213]DOTA-SP 투약 후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6.4개월로 기존 치료법들보다 생존율이 높게 나타났다.8)

  위와 같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선택 시에는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으나, 특히 적절한 방사성동위원소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방사성동위원소의 물리적 성질(방출입자의 종류, 에너지, 방출속도, 물리적 반감기 등)과 표적 내 집적과 관련된 화학적 성질(안정성, 비방사능, pH 등)이 고려사항이다.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되는 Lu-177, Cu-67 등은 높은 비방사능과 담체가 없는 방사성동위원소로 얻을 수 있어 효과적인 암 치료가 가능하다. 이 밖에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한 치료에는 고에너지이며 주변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저격 가능할 정도로 투과력이 짧은 Ra-223, Ac-225, At-211 등의 알파핵종이 새롭게 치료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라는 다소 난해한 제목의 드라마가 tvN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주인공이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멸망’이란 존재에게 소원을 빌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인데, 주인공의 소원을 들어주면 세상이 멸망하고 주인공이 죽으면 세상은 멸망하지 않는다는 설정이 들어있다. 여기서 주인공에게 시한부 인생을 안겨준 병이 바로 교모세포종이다.

  만약 주치의가 주인공에게 [Bi-213]DOTA-SP 투여 시술을 권했다면 세상이 멸망할 일도 없고, 주인공의 기대수명도 더 늘어났을 것 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내 드라마에 집중했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연구와 임상적용이 빠르게 진행되어 교모세포종, 신경내분비종양과 같은 희귀 암 뿐 아니라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본다.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중앙일보, 역대급 연휴가뭄에 뜬 대체휴일 법안...경제적 효과 따져보니, 21.6.9
2) 서영교 의원실
3) EH Kim et al, Inhibition of HIF-1α by Atorvastatin during 131I-RTX therapy by burkitt’s lymphoma model, Cancers, 2020; 12(5):1203-1227
4) Strosberg J et al, Phase 3 trial of 177-Lu Dotatate for midgut neuroendocrine tumors, New Engl J Med, 2017; 376:125-135
5) Strosberg J et al, Phase 3 trial of 177-Lu Dotatate for midgut neuroendocrine tumors, New Engl J Med, 2017; 376:125-135
6) Kratochwil C et al, 225Ac-PSMA-617 for PSMA targeted α-radiation therapy of metastatic castration resistant prostate cancer, J Nucl Med, 2016; 57:1941-1944
7) Cordier D et al, Targeted alpha-radionuclide therapy of functionally critically located gliomas with 213Bi-DOTA-[Thi8, Met(O2)11]-substance P: a pilot study, Eur J Nucl Med Mol Imaging, 2010;37(7):1335-1344
8) Krolicki L et al, Prologned survival in secondary glioblastoma following local injection of targeted alpha therapy with 213Bi-substance P analogue, Eur J Nucl Med Mol Imaging, 2018;45:1636-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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