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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진단과 방사선의학핵의학분과 세부편집장, 핵의학 과장 변병현2021-10-05

  자녀를 키우다 보면 초미의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내 아이가 어느 분야에 적성이 맞고, 거기에 따른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점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학교 성적을 잘 받아서 명문대의 인기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대다수 학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바였다면, 최근에는 내 자녀가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 분야를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것이 추세이지 싶다. 세상이 이렇게 변해가는 이유는 그만큼 직업이 다양해지고,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분야가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여 그에 걸맞은 인재들이 대우받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웹툰 작가나 유튜버로 성공한 사람들이 평균적인 직장인의 연봉을 한 달에 벌어들이기도 하고,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시가총액이 어지간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을 가볍게 뛰어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의학 분야에서도 셀 수 없이 다양한 치료법들이 개발됨에 따라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추어 최적의 치료를 선택하고, 나아가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하다.

 

동반진단이란?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은 어떤 환자에게 특정한 약제를 투여했을 때 효과가 있을지 없는지 미리 예측하는 진단 전략이다. 즉, 진단검사의 결과가 치료제 선택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 때문에 이 둘을 동시에 하나의 기술로 간주하여 임상시험을 수행하게 된다. 고전적인 항암치료전략은 조직검사를 통해 환자의 암이 어떤 조직학적 분류에 속하는지(병리소견)를 파악하고 전신 영상검사를 통해 암이 어디까지 퍼졌는지(병기)를 평가한 뒤, 그에 따른 표준적인 항암요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투여약물의 용량은 환자의 나이나 체표면적 등에 따라 변하겠지만 기본적인 전략은 달라질 것이 없고, 임상의사는 치료 반응률과 부작용의 빈도는 기존 연구들에 따라 확률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동반진단을 이용한 치료에서는 기본적인 병리소견과 병기 이외에도 치료제의 기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환자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특정한 유전자 변이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사용하기 위해서 치료 전에 그 환자가 해당 유전자에 변이를 보이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반진단의 핵심은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그 치료제가 표적으로 하는 생물학적 특성을 진단하는 방법을 함께 개발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치료제의 표적이 되는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수록 치료제의 효과도 그만큼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동반진단과 방사선의학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동반진단 방법은 환자의 조직학적 검사이다. 진단 당시의 암조직을 떼어내서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 파악하여, 그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암조직의 유전자 변이라는 것이 질병의 진행 경과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그 때마다 조직학적 검사를 수행하여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암의 원발 부위(폐암이라면 폐)와 전이 부위(뼈나 뇌 등)의 유전자 변이는 상당한 확률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조직학적 검사를 통한 동반진단 방법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

  이 부분에서 방사선의학의 영상진단법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 즉, 치료제의 표적이 되는 생물학적 특성이 각 개인에서 얼마나 발현되고 있는지를 영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방암 환자에서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에 PET용 방사성의약품을 표지·주사하여 전신 PET영상을 획득하면, 해당 환자에서 특정 유전자 변이가 전신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로 발현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하지도 않고 단지 주사를 맞고 30분가량 누워서 영상을 획득하기만 하면 되므로,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표적항암제를 선택할 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동반진단법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외 제약사들의 수는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방사선의학은 이 과정에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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