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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거위상(Golden Goose Awards)의 진짜 의미김정영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의학원)2021-01-05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잔혹한 동화는 겨울을 타고 끝없이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초기 대응을 성공적으로 했고, 민주적인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경제적 희생으로, 이 세계적인 바이러스의 공포를 슬기롭게 맞서고 있다. -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한 희생자가 879명(2020년 12월 30일)로 기록되었다. 반면에, 미국은 같은 시간에 사망자가 330,644명, 영국은 71,109명, 독일은 30,978명, 이탈리아는 72,370명, 그리고 일본은 3,306명 등으로 안타까운 기록이 계속 갱신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직도 불안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이러스 확산의 방어에는 의미 있게 성공했지만, 우리에게는 스스로 치료제나 항체를 개발할 과학적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또한, 이 번 바이러스는 ▲단기간 진단제와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는 것과, ▲특정한 국가에서 해결된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닌, ▲한마디로 국가나 지역 이기주의가 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로운 과학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얼마 전에, 영국에서 출발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나라까지 들어오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안에 들어있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국수주의적 관점이나 막연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코로나19 기사들로 가득하다. 마치 경마 경주를 보도하듯이 쉴 새 없이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 현황을 보도하여 우리나라 시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있다. - 이것은 정형적인 ‘경마 저널리즘’ 이다. - 참고적으로, X-선생은 인터넷 뉴스를 차단하고 – 정서적 안정을 위해 -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포스트코로나시대의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가끔 뉴스를 멀리하고 본인 직접 조사해 보면 현명한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그렇다, 과학기술이 경마가 될 수 없다. 정부가 연구원들을 실험실에 가둬 놓고 코로나19 치료제 만들 때까지 집에 못 간다고 한 들, 치료제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연구자들 간의 자유로운 상상에 의한 과도한 집단의 집착으로 탄생된다. 과학사의 돌이켜 보면, 어떤 과학기술의 탄생은 시간과 무관하게 진화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완성된 과학기술은 그 순간부터 폭발적으로 분화하고 성장하여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문재인 정부도 내년도 R&D 예산을 27조 4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로 편성하였다. 특히 이 번 예산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투입되기도 하지만, 한일/미중 무역전쟁을 통해 얻은 교훈으로 소재, 부품, 장비의 자립을 통한 혁신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은 쉽게 예상되었던 방향이었다.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청와대, 2020년 12월 21일) 참고 및 요약 >



  이와 같이, 민간과 과학계 요구를 받아들여 기술을 꾸준히 성장시키는 R&D 계획은 매우 중요하다. 포스트코로나 이후, 우리에게 올 국가적인 재난이나 필요한 기술을 예측해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국가적인 손해가 몇 배 더 커질지 모르는 일이다.

  미국의 팀 쿠퍼 하원의원(테네시주)이 주도하여 2012년부터 수상을 이어오고 있는 ‘황금거위상(Golden Goose Awards)’은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을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상이다. 국가적으로 지원 받는 기초연구가 쓸모없는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기초연구분야 제정 삭감에 대응하기 위해) -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 만든 황금거위상은, 2020년, 올 해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연구자들에게 수여되어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규명한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백신연구센터 부소장인 바니 그레이엄(Barney Graham)과 연구원인 키즈메키아 코르벳(Kizzmekia Corbett)이 수상하였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의 mRNA 백신 개발에 기여). ▲같은 기관에 에드 드 윗(Emmie de Wit)과 빈샌트 먼스터(Vincent Munster) 연구원은 라마에서 얻은 항체를 활용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하였다. 또한, ▲바이러스구조학자인 제이슨 맥러란(Jassom McLellan, 오스틴 텍사스대)와 그의 박사과정 연구원인 대니얼 랩(Daniel Wrapp)은 라마로부터 얻은 특수 항체와 인간의 항체를 결합한 새로운 항체를 만들었다(→ 바이러스의 체내 감염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하여 수상). ▲밴더필트대학교 제임스 크로우(James E. Crowe, 백센센터 소장)은 뎅기열, 에볼라, 에이즈를 일으키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표적하는 항체를 만들었다(→ 이것들 중 현재 5개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선별되어 임상시험(3상) 중에 있다). 이러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참여의 기여로 수상하였다.

 

< 짐 쿠퍼(Jim Copper) 하원의원(왼쪽), 황금거위상 사진(오른쪽) >

 

  우리나라에도 묵묵하게 자신의 연구를 이어나가는 연구자, 또는 연구팀이 많이 있다. 그들은 정치적이거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로 자연계 본질을 파악하고 인류의 행복한 삶을 위해 살고 있다. 물론 우리가 잘 아는 과학자들은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노벨상 수상자일 수 있지만, 그 모든 최종적인 결과물이 탄생하기 위해 물 밑에서 움직이는 거위의 발과 같은 연구자들이 많이 존재한다.

  코로나19 판데믹을 통해 우리는 R&D 정책의 장기적인 설계와 경제적 효과보다 과학기술 그 자체에 집중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확인하였다. 이런 관점에서는 (현)정부의 R&D 비전은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을 근시안적 경제와 연관시키는 순간, 우리는 미래의 정말로 경제효과를 높일 과학기술의 투자를 놓칠 수 있다. 그리고 당장의 쓰임이 그 과학기술의 성공과 실패하는 판단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과거 X-선생은 정부의 어느 정책입안자가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제 진단기술 연구만 하지 마시고, 치료기술 연구도 하세요.” 그 분은 진단기술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고 치료기술과 분리하여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질환에 대한 치료기술이 개발하기 위해 더욱 진단기술의 양적·질적 성장은 필수적이며, 그것은 치료기술의 토대가 된다는 것을 그 분은 망각한 것이다. 가끔 과학자의 어이없는 결정과 방식에 대해 어설픈 이해보다는 조건 없이 독려하는 것도 우리나라 R&D 정책에 의한 거대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끝으로, 코로나19 판데믹 대응에 헌신하는 우라나라 과학자들에게도 황금거위상을 수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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