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특집
방사선의학의 창
- 2026년 07월호
아벨 곤잘레스 IAEA 방사선안전국장
IAEA 방사선안전국장 ‘아벨 곤잘레스 박사’를 만나다!
“방사선 안전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미래를 위한 윤리입니다”
방사선이 원자력발전을 넘어 의료, 산업,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방사선을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한 방사선방호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의 건강 증진과 안전한 방사선 이용을 위한 방사선방호는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할까? 이번 호에서는 IAEA 방사선안전국장이자 국제 방사선 안전기준과 방사선방호 체계 구축에 세계적인 공헌을 해온 아벨 훌리오 곤잘레스(Dr. Abel Julio Gonzalez) 박사에게 방사선 안전의 미래와 국제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 ▶ 세계 방사선방호 체계를 설계한 석학
-
아벨 훌리오 곤잘레스(Dr. Abel Julio GONZÁLEZ) 박사는 국제 방사선방호 체계의 기틀을 닦고 발전시켜 온 세계적인 석학이다. 곤잘레스 박사는 아르헨티나 국가원자력위원회(CNEA)를 시작으로 1970년대에는 국내외 기관의 자문을 수행했다. 이후 유엔 방사선영향 과학위원회(UNSCEAR) 아르헨티나 대표, 국제원자력기구(IAEA) 방사선방호 부서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자력기구(NEA)의 위원회 활동 등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 분야의 핵심 기구들을 두루 거친 산증인이다. 현재도 아르헨티나 원자력규제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국제사회에 지혜를 나누고 있다.
- ▶ 1974년부터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
-
한국과의 인연도 50년이 넘는다. 곤잘레스 박사는 1974년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원전 가압중수로(CANDU)형의 안전성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며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 대한방사선방호학회(KARP), 세계원자력대학(WNU) 등 다양한 기관에서 강의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국 원자력계와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왔다. “1974년 한국의 방사선방호 체계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다”라고 회상하는 곤잘레스 박사는 “지금의 한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방사선 안전관리 체계를 갖춘 국가로 성장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 ▶ 방사선 안전의 출발점은 ‘윤리’
-
곤잘레스 박사는 방사선방호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 ‘윤리’라고 말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제시하는 방사선방호 체계 역시 단순한 기술적 기준이 아니라 윤리적 원칙 위에서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방사선 노출을 허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정당화 원칙, 방호 수준을 사회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수준까지 높이는 방호최적화 원칙, 그리고 개인의 피폭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선량한도 적용 원칙이 서로 독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동등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핵심 가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곤잘레스 박사는 “최근에는 여기에 미래 세대와 환경 보호의 가치까지 포함되면서 국제 방사선방호 체계는 더욱 폭넓은 윤리적 기준을 갖추게 되었다”라고 강조하며 “정당화, 방호최적화, 선량한도 적용 원칙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방사선 안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이 원칙들은 모두 동일한 중요성을 갖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 ▶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방사선방호의 영역
-
방사선방호의 관심 분야 역시 시대와 함께 변화해 왔다. 과거의 방사선방호는 원전이나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작업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방사선 활용 영역이 확대되면서 방사선방호의 범위는 ‘일반 대중 보호’로 넓어졌고, 의료 방사선 이용 증가에 따른 ‘환자 보호’까지 그 범위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곤잘레스 박사는 “IAEA 역시 작업자와 일반 대중뿐 아니라 환자 보호를 매우 중요한 정책 과제로 다루고 있으며, 원전 사고나 방사선 비상상황에 대비한 국제 대응체계 구축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방사선 이용이 확대되는 만큼 안전관리 역시 보다 폭넓은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 AI 시대, 새로운 윤리가 필요한 방사선방호
-
최근 의료와 원자력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곤잘레스 박사는 “AI가 방사선방호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존의 방사선방호 윤리 체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는 앞으로 매우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기술 발전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 ▶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KIRAMS의 역할
-
한국의 방사선 안전관리 수준에 대해 높이 평가한 곤잘레스 박사는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과 같은 전문기관이 국내 연구와 의료를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충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술지원과 교육훈련, 연구개발 협력은 물론 정보교류와 평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방사선방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그동안 축적한 경험은 다른 국가들과 공유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 ▶ 젊은 연구자들에게 남긴 메시지
-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곤잘레스 박사는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방사선병리학과 방사선역학, 방사선생물학 분야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학적 질문이 많으며, 특히 장기 저선량 피폭의 영향과 저선량 환경에서 발생하는 확률적 영향, 비표적 효과, 세포소기관 수준에서의 방사선 영향 등은 앞으로 반드시 규명해야 할 연구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미해결 과학이야말로 젊은 연구자들이 도전해야 할 새로운 연구 영역”이라고 말하며 “방사선 분야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과학적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젊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 덧글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