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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 Sergei Taskaev
러시아 BNCT 선구자, Sergei Taskaev 박사를 만나다!
탄뎀 가속기 개발로 BNCT의 새 길을 연 과학자의 도전과 연구 철학

    2025년 12월호
    Prof. Sergei Taskaev
    러시아 BNCT 선구자, Sergei Taskaev 박사를 만나다!
    탄뎀 가속기 개발로 BNCT의 새 길을 연 과학자의 도전과 연구 철학

 

  러시아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부드케르핵물리연구소(Budker Institute of Nuclear Physics, BINP)의 실험실장 세르게이 타스카에브 박사(Prof. Sergei Taskaev)가 지난 10월 21일 한국을 찾았다. 이번 호에서는 ‘아시아의 BNCT 동향 및 미래’를 주제로 개최된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국제 세미나에 연사로 초청되어 한국원자력의학원을 찾은 타스카에브 박사를 만나, 가속기 기반의 BNCT 연구 스토리와 탄뎀(Tandem) 가속기 개발 과정에서 돋보인 연구 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 BNCT에 매료된 28년의 여정

  BNCT는 암 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방사선 치료 기술 중 하나로, 러시아에서는 BINP가 이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BINP 실험실장인 세르게이 타스카에브 박사는 28년 전 BNCT를 처음 접하면서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타스카에브 박사는 “당시만 해도 BNCT는 실험적 치료법에 가깝고,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았다”라며, 바로 그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한다. 그가 선택한 최적의 기술 조합은 리튬 타깃과 저에너지·대전류 입자 가속기였다. 하지만 문제는 당시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러한 성능을 구현하는 장비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결국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원하는 성능을 가진 가속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이 만들어야 했다”라는 타스카에브 박사는 이를 두고 “재미있는 도전이었다”고 회상했지만, 당시만 해도 장치 개발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팀 내부밖에 없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끝없는 도전은 ‘탄뎀 가속기 기반 AB-BNCT 장치 개발’이라는 성과로 돌아왔고, 타스카에브 박사는 이 공로로 2024년 러시아에서 매우 명망이 있는 국가상인 ‘Challenge’을 수상했다.

세르게이 타스카에브 박사

▶ 가장 좋은 솔루션, 탄뎀 가속기

  탄뎀 가속기는 구조가 단순하고 유지 관리가 용이하며 높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제공한다. 또 BNCT에 필요한 중성자 플럭스를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경제성도 뛰어나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탄뎀 가속기는 복잡한 인젝터가 필요하다는 점과 가스 스트리퍼 타깃을 사용해야 한다는 두 가지 단점도 가지고 있다. “최고의 솔루션을 개발하고자 했다”라는 타스카에브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더 정교한 인젝터를 개발했고, 우리는 장치를 개발해 가속 중인 빔을 모든 위치에서 가시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두 번째 단점은 오히려 장점으로 바뀌게 되었다”라고 설명한다.

▶ 도전과 위기를 넘어선 연구 철학

  “우리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그 자체를 즐겼을 뿐 처음부터 ‘중성자원을 만들자’라는 목표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라고 회상하는 타스카에브 박사는 새로운 가속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속기 공학, 핵물리, 전자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났고 수많은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우리는 새로운 문제에 당면했을 때 종종 아마추어, 비전문가가 되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주는 열쇠가 되었다”는 타스카에브 박사는 전문성에 갇히지 않는 사고방식이 혁신의 문을 열었다고 강조한다.

▶ 리튬 타깃의 중요성과 BNCT 개발의 가치

  “BNCT 시스템에서 리튬 타깃 기술이 매우 중요하지만, 한국 연구자들은 때때로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하는 타스카에브 박사는 “리튬 타깃이 BNCT에 가장 좋지만, 이 조건을 만족하는 타깃은 만들 수 없다고 쓰인 한 논문을 본 적이 있는데, 이는 지식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논문을 접하기 전 이미 리튬 타깃 개발을 완료한 후 ‘수명이 긴 리튬 타깃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타스카에브 박사의 연구팀은 기술적 한계로 여겨지던 부분을 극복함으로써 BNCT 장비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세르게이 타스카에브 박사

▶ 타스카에브 박사와 의료용가속기연구팀의 특별한 인연

  한국에서도 여러 연구팀이 가속기 기반 BNCT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타스카에브 박사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국 연구팀이 탄뎀 가속기를 개발하는 과정을 보며 매우 감탄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노력은 곧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대답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한국 연구의 기술적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처럼 타스카에브 박사가 한국의 BNCT 연구 수준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는, 한국원자력의학원 BNCT 연구 관계자들과의 남다른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의료용가속기연구팀이 BNCT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8년, 대만에서 개최된 제18회 BNCT 국제학회(ICNCT) 참석이 계기였다. 당시 한국은 사이클로트론 기반 BNCT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의학원 내부 설치공간 제약으로 인해 고에너지 사이클로트론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저에너지에서도 BNCT 적용이 가능한 정전형 가속기 기술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고, 바로 그 시점에서 세계 최초로 저에너지·대전류 탄뎀가속기를 개발한 타스카에브 박사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연구팀은 귀국 후 정전형 가속기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러시아 기술을 배우기 위해 2019년 러시아 BNCT School 참가를 자청했고, 타스카에브 박사는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한국 연구팀을 따뜻하게 환영하며 직접 연구진을 연결해 주었다. 당시 연구팀은 러시아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박사의 팀을 따라다니며 필요한 기술을 공유받는 등 신뢰를 쌓았다. 이후 2019년 11월 한국 초청 방문을 통해 타스카에브 박사는 한국의 저에너지 대전류 탄뎀가속기 개발에 결정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이메일로 지속적인 자문을 이어갔으며, 팬데믹 이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직항편이 끊긴 상황에서도 기차와 비행기를 갈아타며 트르키예를 경유해 끝내 한국을 찾아와 기술 자문을 이어갔다. 의료용가속기연구팀에게 타스카에브 박사는 ‘은인’과 같은 존재로, 지금은 동료로 불릴 만큼 깊은 신뢰가 깊다.

▶ 가속기 기반 BNCT의 미래 비전

  타스카에브 박사는 탄뎀 가속기를 포함한 가속기 기반 BNCT의 발전 방향이 매우 밝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이미 여러 종류의 종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종양에 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붕소 화합물이 개발되기를 바란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가 리튬 기반 중성자 포획 치료(Li-NCT)의 미래 가치에 기대가 크다는 점이다. 2년 전부터 리튬 기반 중성자 포획 치료(Li-NCT) 연구의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타스카에브 박사는 Li-NCT가 BNCT보다 더 우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한국 연구자들을 포함한 젊은 과학자들이 “암 치료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한다. 이는 기술 개발이 단순한 연구 성취를 넘어, 인류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사명임을 강조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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