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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희선 위원장
‘생명을 지키는 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보건의료노조
의료공공성과 노동권을 함께 키우는 길을 가는 최희선 위원장

    2025년 09월호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희선 위원장
    ‘생명을 지키는 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보건의료노조
    의료공공성과 노동권을 함께 키우는 길을 가는 최희선 위원장

 

  한국 사회의 보건의료 현장은 노동과 의료가 맞닿은 최전선이다. 그중에서도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초고령화, 지역 소멸, 그리고 여러 대내외적인 여건 속에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희선 위원장은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기치 아래, 의료공공성 강화와 노동조건 개선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호에서는 산별노조의 힘으로 공공의료 확대와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올바른 의료개혁을 이끌어가는 보건의료의 역할과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미래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한국 보건의료 노동운동의 뿌리와 현재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대한민국 의료 현장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의료공공성을 함께 지켜온 대표적인 산별노조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병원별 노동조합이 연합하여, 1998년 본격적인 산별노조로 출범했다. 전국 단위 국내 최초의 산업별 노동조합인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등 다양한 직종을 아우르며,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근무 여건 개선과 권리 확보를 위해 활동해 왔다. 최희선 위원장은 “보건의료 인력은 의료를 지탱하고 움직이는 가장 핵심적인 자원”이라며 “노동의 문제와 의료의 문제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제도 변화가 현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노정 합의를 통한 제도 개선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2021년 9월과 올해 7월 노정 합의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이끌어낸 성과였다.

▶ 보건의료 노동자 권익 보호에 한 걸음 더 가까이

  2024년 1월 취임 이후 약 1년 8개월 동안 최희선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의 산별노조적 성격을 더욱 공고히 하고, 한국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 왔다. 취임 1개월여 만에 발생한 의정갈등 사태에도 보건의료인의 권익 보호에 앞장선 최희선 위원장은 “의정사태는 단순한 의사-정부 갈등이 아니라, 초고령화·지역 소멸 등 거대 문제 속에서 의료개혁의 방향을 찾는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이유에서 보건의료노조는 ‘올바른 의료개혁’이라는 기치 아래 지역과 필수, 공공의료가 하나의 틀에서 움직이며 민간 의료기관의 의료공공성 강화를 함께 이어가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현 정부 역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이를 수용하여 ‘진료권 중심 공공의료체계’로 제시하며, 포괄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건의료노조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밖에도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총파업 준비 과정에서 진료지원인력을 해결하며 간호법의 물꼬를 틔운 것은 물론이고, 모든 직종 간 합리적인 업무범위를 만들기 위한 업무조정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며, 모두의 관심사인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설치를 위한 제도적 토대도 마련했다. 올해 7월 22일 체결된 노정 합의 역시 의료공공성 확대의 틀을 더욱 견고히 한 결과물이다. 최 위원장은 “현장의 문제와 제도의 문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노조의 핵심 역할”임을 분명히 했다.

최희선 위원장

▶ 보건의료 근로 환경의 현안과 대응 전략

  최근 보건의료노조 앞에 놓인 가장 큰 제도적 변화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의 통과다. 최 위원장은 이를 “산별교섭의 제도화를 가능하게 하는 역사적 진전”으로 평가했다. 기존의 병원별 교섭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원·하청 문제나 산업 전반의 구조적 과제를 산별 차원에서 다룰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6개월의 준비기간을 두긴 했지만 그동안 기업별 교섭, 즉 병원별 교섭만 다루어 온 우리나라의 교섭 관행의 범위가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최희선 위원장은, 기존의 병원별 교섭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원·하청 문제나 산업 전반의 구조적 과제를 산별 차원에서 다룰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최 위원장은 “의료는 의료전달체계, 의료인력, 진료비지불제도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가는 체계라서 병원 단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나 많다”라며, 보건의료인력기준법 제정, 노동시간 단축, 산별교섭 제도화를 통해 표준적 노동조건을 정립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4.5일제, 주4일제 도입 논의는 단순한 근무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선진적 보건의료 환경을 위한 과제

  “국민은 단순히 생존만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한다.” 최 위원장은 저출생·초고령화 시대에 보건의료 정책이 국민 행복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지수를 기록한 한국 사회의 현실은 불평등, 노동 양극화, 교육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보건의료노조는 노정교섭과 산별교섭을 통해 사회 전반의 불평등 구조를 바꾸고, 지역·필수·공공의료를 확충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의료계의 상생과 노동3권

  한국 사회는 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기업의 경영 안정이 대립적인 것처럼 인식해 왔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노동3권은 본질적으로 노동자의 약자성을 보완하기 위한 국제적·헌법적 권리”라며, 의료기관의 경영 환경 또한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병원의 긴 노동시간과 낮은 노동생산성은 비용 절감적 경영의 결과지만, 이는 환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불리하다”며, 상생의 길은 경쟁적 구조의 완화와 공공성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기술 발전과 노동시간 단축

  디지털 기술과 스마트병원의 발전은 노동의 시간과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다. 최 위원장은 대학원 시절 유비쿼터스 케어 시스템을 연구하며 미래 의료를 상상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기술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노동시간 단축과 질적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 도입된 간호사 노동시간 단축 시범사업은 이직률을 현저히 낮추는 성과를 보였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은 의료의 질 향상과 직결되며, 환자 안전을 위해 충분히 준비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의료·필수의료·공공의료를 강화해 국민 누구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최 위원장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발맞춰 병원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스마트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보건의료 노동자의 시간 단축을 넘어 국민들에게로 돌아가는 의료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어 “노후화된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과 의료환경 개선은 시급한 과제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나라 암 치료를 선도해 온 한국원자력병원의 시스템이 고도화되거나, 새로운 병원이 신축되는 등의 환경 변화는 국민 건강권을 지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희선 위원장

▶ 공공의료와 공익 R&D의 과제

  코로나19 팬데믹은 공공의료의 절대적 필요성을 드러냈다. 민간병원이 환자 수용을 꺼릴 때, 공공병원이 국민 생명을 지켰다. 그러나 지금도 지방 공공병원은 적자로 임금 체불을 겪고 있다. 최 위원장은 “공공의료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역할에 주목하며, 암 환자 치료와 공익적 R&D의 확대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의학원이 주도적으로 공공병원과 연계한 공익 연구를 이끌어야 하며, 이는 국가적 과제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보건의료노조의 성공적인 2.0을 위한 세대교체

  보건의료노조는 1세대 활동가들이 쌓아 올린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이 현장의 과제를 해결하며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최희선 위원장은 이러한 세대교체를 단순한 인적 교체가 아니라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안정적이고 진취적인 세대교체는 우리 노조를 더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최희선 위원장은 “앞으로도 의료산업 전체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조직의 틀을 강화해 공공의료 확충, 인력기준법 제정,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굵직한 의제를 산별 차원에서 해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희선 위원장은 “산별노조의 완성은 곧 ’모든 보건의료 노동자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함께 해결책을 만드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노정교섭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세대별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내부 체계를 정비하며, 궁극적으로는 보건의료노조가 한국 사회 의료개혁의 책임 있는 주체로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 노동자의 권익 보호가 곧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최희선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의 정체성을 “돈보다 생명을 지키는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조합이며, 모든 보건의료 노동자가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히 노동자만을 향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에게는 올바른 의료개혁과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책임 있는 정책을 요구했고, 국민에게는 “노동자의 권익 보호가 곧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희선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노동과 의료, 제도와 현장이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다시금 보여준다. 공공의료 확충, 노동시간 단축, 산별교섭 제도화, 공익적 연구 지원 등 그의 화두는 단순한 노조의 요구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직면한 과제다.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 가치이며, 이를 위해 보건의료노조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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