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특집
방사선의학의 창
- 2025년 05월호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조민수 센터장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비상진료의 최전선에 서다.
‘신뢰 기반 대응체계’와 ‘특수재난 대비 공공의료 강화’ 비전 제시
- ▶ 방사선 위협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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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개소한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설립 초기 10개 방사선비상진료기관과 함께 원자력사고 대비 훈련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2018년 라돈 매트리스 사태 등 사건을 계기로 방사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현재는 전국 31개 방사선비상진료기관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2024년 4월 1일 임명된 조민수 센터장은 “국민의 건강을 방사선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 강화에 힘쓰는 동시에, 전국 기관 간 협업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자력 및 방사선 사고에 더욱 정확하고 현실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교육, 훈련, 비상의료체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 방사선비상진료 전문성 확대, 그리고 새로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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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수 센터장은 국군 대구병원 군의관 시절 방사선비상진료 분야에 입문했다. 입대 전 갑상샘외과 및 외상외과 전임의를 수료한 외과 전문의 조민수 센터장은 군 복무 중 화생방 훈련과 대량 전상자 처리훈련 등을 통해 보호장구 착용, 제독, 다수사상자 분류 및 이송 훈련을 경험했다고 한다.
특히 “국군 대구병원 진료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병원이 방사선 비상진료기관으로 지정되자 사업책임자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방사선비상진료의 길을 걷게 되었다”라는 조민수 센터장에게 방사선피폭 환자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전문성을 본격적으로 키운 계기는 2010년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현 NIRS QST)에서 시행한 연수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일주일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방사선 피폭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 예후관리 등에 대한 기본개념을 배웠다”라는 조 센터장은 “이후 전역 직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방사선비상진료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각인시킨 계기가 되었고, 원자력의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비상진료팀장, 비상진료부장, 정책부장 등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축적했다”라고 부연했다.
- ▶ 방사선 대응의 교훈, 그리고 실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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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학원으로 이직한 후 조민수 센터장은 방사선비상진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상사태 대응을 위한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 2016년 해외 국제행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19년 한-아세안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 이벤트에서 방사선 비상대비를 지원한 경험은 센터의 실전 대응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평창올림픽 지원 공로로 원자력의학원이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일은 조직 전체에 큰 의미를 남겼다.
“방사선 사고 대응은 훈련과 준비의 연속입니다. 사고가 없더라도 대비를 멈춰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하는 조민수 센터장은 “방사선 사고 대응과 생물학적 재난 대응은 공통점이 많다”라며, 코로나19 초기 확산 당시를 회고했다. 특히 의료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원자력의학원의 방사선 비상대응 장비를 활용해 감염병 환자 치료병원을 구축한 경험을 소개하며 “카이스트 연구팀과 협력해 이동형 음압병동을 개발, 환자와 의료진 모두 안전한 치료 환경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밝혔다.
- ▶ 신뢰성 있는 진료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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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으로 임명된 이후 조민수 센터장은 직원들에게 전문성과 숙련도 향상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왔다. 재난 현장에서 환자를 안전하게 처치하고 자신도 보호하려면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수적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본인 역시 연구 활동과 교육, 훈련에 꾸준히 참여하며, 매년 초심을 잃지 않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 사고 환자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 기반의 진료’를 강조한다. 사고 발생 시 환자와 보호자, 사업장 안전관리자와 규제당국까지 모두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진단과 예후관리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과대평가도 과소평가도 피해야 한다. 현재 수준에서 가능한 최선의 진단과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신뢰를 구축하는 길”이라고 강조해 온 조민수 센터장은 피폭 환자에 대한 생물학적 선량평가, 물리적 선량평가, 내부피폭 치료제 보유 등은 원자력의학원만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 ▶ 글로벌 기여와 공공의료의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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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를 교훈 삼아 복합재난 대비 훈련이 강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과의 대응역량 비교에서도 한국은 뒤처지지 않고 있으며, 상호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IAEA 역량개발센터, WHO 협력센터로 지정된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국제적 사고에 대비해 한국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자 다양한 국제교류 활동을 펴고 있다. 국내 대형 사고 가능성은 작지만, 국제적 사고에 대비해 우리 의료진의 지원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라는 조민수 센터장은 원자력의학원이 특수재난에 특화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병원 신축과 기존 건물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옥상 헬기패드 설치, 화생방 오염환자 수용 인프라 확충 등 현대적인 재난 대응 병원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는 조민수 센터장은 방비센터와 같은 특수 영역 공공의료 인력을 육성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특히 장기군의관, 소방, 경찰, 해경 등 특수 분야 의료진 확보가 필수적이며, 공공의대 설립 및 의무복무 제도를 통한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익적 의료인 양성은 사명감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체계적 보상과 전문성 강화 제도를 통해 고급 공공의료 인력을 길러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조 센터장은 이를 위해 원자력의학원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공동으로 공공의료인 육성을 위한 의과학대학원을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 ▶ 복합재난 대비를 위한 31개 방사선비상진료기관과의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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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1개 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은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의 중요한 축이다. 실습 기반 교육과 매년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경각심을 유지하고, 안전망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31개 방사선비상진료기관 850여 명 요원과의 유기적 협력을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여긴다는 조민수 센터장은 “우리는 하나의 몸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현장에서의 훈련과 교육을 반복하면서도 항상 긴장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라며 특히 반복훈련 속에서도 사회 안전망 강화를 최우선에 두고, 경각심을 잃지 않도록 당부했다.
끝으로 조민수 센터장은 원자력병원, 방사선의학연구소,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국가RI신약센터 4개 기관의 ‘ONE-KIRAMS 정신’과 시너지 창출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직 간 경계를 허물고 함께 가치를 창출하며, 진정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라고 말하며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R&R(역할과 책임)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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