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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암학회 성진실 회장
학문적 리더십으로 국가 위상 높이는, ‘암학회 성진실 회장’
- 개도국의 암 관련 인프라 지원을 통한 친한(親韓) 분위기 조성
- 암 환자가 필요로 하는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한 채널 확대

    대한암학회 성진실 회장
    학문적 리더십으로 국가 위상 높이는, ‘암학회 성진실 회장’
    - 개도국의 암 관련 인프라 지원을 통한 친한(親韓) 분위기 조성
    - 암 환자가 필요로 하는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한 채널 확대

 

  지난 6월, 성진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대한암학회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여성 최초로 ‘BFA(Blue Faery Award)’ 수상, 미국 의학 학술연구 평가기관인 엑스퍼트스케이프(Expertscape)가 선정한 ‘간암 분야 전 세계 최우수 연구자’, 세계 최대 간암 학회로 손꼽히는 ‘아시아태평양간암학회장’ 역임 등 다양한 업적을 쌓으며 간암 방사선 치료의 선구자 역할을 해 온 성진실 회장은 “이제는 우리가 학문적 리더십을 발휘해 글로벌 위상을 높일 때”라며, “의료적 동맹이야말로 ‘우군 만들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호에서는 대한암학회 성진실 회장을 만나 학회의 역할과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 종양학 연구와 교류의 등대와 나침반, ‘대한암학회’

  1958년 11월 20일 창립된 대한암연구회에 뿌리를 둔 대한암학회(KCA)는 1974년 3월 2일 학회로 개편 창립했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종양학회이다. 종양학 발전, 암 예방 및 대국민 홍보, 암 정책개발에 이바지해 온 이 학회는 현재 암 연구에 종사하는 2천여 명의 기초 과학자 및 임상 연구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암학회는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과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최신 암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암 치료의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해 왔다. 2015년부터 국내학술대회를 국제학술대회로 변모시켜 매년 40여개국 1,500~ 1,800여명이 참석하는 국제학술대회로 성장 발전해 왔다. 최근 COVID 19로 인한 대면행사가 어려웠던 시기에는 온/오프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내, 해외연구자들이 물리적 공간을 뛰어 넘는 참석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암학회의 대내외적인 학술 활동으로는 국내외 유관협회 간의 긴밀한 협력 활동을 들 수 있다. 대한암학회는 아시아종양학회(Asian Oncology Society, AOS)의 상임국 학회이면서, 국내 25개 암 관련 학회로 결성된 ‘암관련학회협의체’의 의장학회이다. 특히 이 협의체는 대외적인 암 관련 이슈가 있을 때 암 관련 학회가 신속히 공통된 목소리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전문가 기구의 설립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2017년 대한암학회 제안으로 국내 25개 암 관련 학회가 참여해 만든 협의체이다. 이와 함께 대한암학회는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의 글로벌 카운트 파트너로 다양한 대외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국내외 암 관련 단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회원국들과의 활발한 국제 교류를 통해 아시아 지역을 선도하는 학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도 암 연구의 기초연구와 중개연구 임상 연구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강점을 가진 학술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CRT)’ 를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폐암학회와 통합 발간하고 있다. CRT는 연 4회 계간 발간으로 약 120편의 논문이 발표되며, E-pub으로도 발간되는 SCI 학술지로 올해 IF가 5.036으로 발표되어 국제학술지로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 선진 암 학술단체로서, 개도국을 위한 아웃리치 적극적으로 확대

성진실 회장

  성진실 대한암학회장은 아시아태평양간암학회의 4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사립대 교수로서는 이례적으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우리 학회는 지난 48년간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활성화하면서 학술적 리더십을 키워왔다”고 말하는 성진실 회장은 “학술연구 분야의 확대는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아쉬운 점은 글로벌 차원에서의 아웃리치(Outreach)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학문적 허영심에서 벗어나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고, 축적해 온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성진실 회장의 인생철학은 학회 활동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성진실 회장은 개도국들이 암 관련 연구와 치료기술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학술적인 리더십 리소스를 공유하고, 대한암학회가 글로벌리더십을 발휘할 토대를 강화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암 치료 수준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2019년 예일대학 연구팀이 OECD 회원국 중 소득이 높은 22개국의 암 치료비와 암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암 치료에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가장 낮은 수준의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을 확보한 우리나라가 글로벌에서 의료공여 활동을 강화한다면, 국가적 위상 제고는 물론이고 친한(親韓) 분위기도 조성해 글로벌 프로젝트 진행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성진실 회장이 학문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다.

  성진실 회장은 “개도국 젊은이들을 직접 교육하고 한국의 의료인프라를 체험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면, 개도국 입장에서는 선진 의료에 대한 학습 열망이 높아질 것이고, 의료인프라 개선 의지 또한 강해질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역량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우군’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우군 만들기에는 의료적 접근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특히 성 회장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이러한 활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공감하고 이행하는 원자력의학원 국내 최고의 방사선의학 전문기관으로, 현재도 암학회에서 방사선의학 분야가 중요한 학술, 교육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주길 당부한다”라면서, “더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참여한다면 국가적 위상도 더 높아지고, 그 속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차원에서 대한암학회도 개도국의 의료적 교육에 있어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 ‘카더라 정보’ 속에서 암 환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채널 마련

  성진실 회장이 임기 중 이루고 싶은 학회 활동 중 하나는 ‘환자에게 올바른 암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다. 성 회장은 “암 환자나 가족들은 귀가 얇아 어느 곳이 좋다 하면 무조건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 의사 등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다면 다행이지만, ‘카더라 정보’에 귀가 솔깃해질 수 있으므로 환자들이 접근하기 쉽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며, “우리 학회에서도 올바른 정보를 소개하는 행사를 개최하고는 있지만, 환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에는 다소 취약하므로 이러한 부분을 강화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암 환자를 위한 적정 의료수가, 유저 프랜들리한 암 정책 등과 관련된 의견을 만들어서 정부에 제안하는 활동도 하고 싶다고 성 회장은 덧붙였다.

▶ 학회 본연의 역할인 ‘학술 활동 및 정보교류’에도 힘을 실어줄 것

성진실 회장 피규어

  학회의 근본 목적은 ‘학술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관련 분야의 성장·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대한암학회는 오래전부터 암 관련 학회들과 공동심포지엄을 구성해 왔고, 유관 학회와 상호 협력적인 학술교류를 이어왔다. 이 외도 대한암학회 주도로 암 치료에 있어서 꼭 필요하지 않거나 근거가 없는 행위를 줄이고, 진정으로 필요한 암 치료 행위에 의료비용이 사용될 수 있도록 올바른 암 치료 지향을 위한 ‘암 치료의 올바른 선택’ 캠페인을 진행하며 학회 본연의 목적인 ‘학술 활동 및 정보교류’를 위한 역할도 폭넓게 수행해 왔다.

  최근 주목을 받은 행사는 지난 11월 10일, 11일 양일간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2회 AACR-KCA Joint Workshop on Precision Medicine in Cancer’ 및 암학회 추계심포지엄이다. “이 행사는 2018년부터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개최된 이번 행사를 통해 암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의료 정밀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었다”는 성진실 회장은 “특히 세계적인 석학들의 최신 연구 결과가 공유됨으로써,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암 치료 성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한암학회는 매년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 국내 및 국제학술대회 등 다양한 학술교류 활동을 펴며 종양학 관련 정보교류 활성화 및 학문연구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임상의사들이 면역학/유전체학의 기본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임상 종양학의 지식과 통합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획된 ‘암 연구를 위한 면역학/유전체학의 기초 워크숍’도 이의 일환이었으며, 2023년에도 신진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동계워크숍(2023년 1월 27일), 제49차 연례 학술대회(6월 15~16일), 제3회 AACR-KCA Joint Conference(11월 15~17일) 등이 계획돼 있다.

  “특히 내년에는 특별기획 사업으로 대한암학회 주관으로 ”암 연구현황 연례보고서 발간“ 을 계획하고 있다”는 성진실 회장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암 연구 방향 등 연구주제 등을 국민 및 정책입안자 등에게 선제적으로 제시하면서 국가 차원의 암 연구 분야의 중장기 계획 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업은 암 연구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암 연구 수준을 미국 등 주요 암 연구 선진국과 국제적으로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좌표를 확인한 후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 우리는 암 환자들 때문에 존재하는 학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암 치료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선도적 위치에 있다. 그리고 암 관련 학술 활동을 주도하는 대한암학회는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의무가 있다.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치료의 길을 열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기 발생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발견해서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성진실 회장은 2017년 대한간암학회장을 역임하면서 ‘간암의 날’을 만든 인물이다. “우리의 존재 이유는 암 환자들”이라고 강조하는 성진실 회장은 임기 동안 “기술적·학문적 도움이 필요한 국내외 환자와 지도자들에게 우리의 리더십을 공유할 수 있는 학회로, 그 역할이 확대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이 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에 접할 수 있도록 소통의 채널도 열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한편 2024년은 대한암학회가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로, 성진실 회장은 개도국에 ‘학문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계획과 암 환자를 위한 ‘올바른 정보 전달 채널’ 확대 이외에도 올해부터 50주년 준비를 시작했다. “판에 박힌 행사가 아닌 의미 있는 행사로 꾸미고 싶다”는 성진실 회장은 “현재 TFT를 만들어서 브레인스토밍하는 단계로, 학회원들에게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며, “환자와 의사로서가 아닌 ‘암 극복’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지난 5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50년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행사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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