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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사업단 홍기종 단장
“국내 mRNA 백신 플랫폼 확보와 긴급 생산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사업단 홍기종 단장
    “국내 mRNA 백신 플랫폼 확보와 긴급 생산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사업단을 이끄는 홍기종 단장은 사업단의 핵심 목표를 “2년 내로 임상 2상을 진입할 수 있는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지원해 신변종 바이러스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내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질병관리청에서 ‘신종플루범부처연구개발사업단’을 기획한 바 있는 홍 단장은 산업계와 학계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이다. 이번 호에서는 홍기종 단장을 만나 국내 mRNA 백신 개발의 중요성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사업단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사업단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의 지원사업으로 출범했으며, 신·변종 감염병 메신저 리보핵산(이하 mRNA) 백신 개발의 임상·비임상을 지원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만 해도 백신 개발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고, 임상 과정도 대규모로 진행해야 하므로 1, 2년 이내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모더나나 화이자가 이를 실현하면서, 백신 연구계는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졌다.

  우리 사업단은 ‘국산 mRNA 백신을 개발하면 언제가 되었건 신변종 바이러스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사업단 출범 후 제1차 신규 과제 공모를 통해 임상시험 지원 2개 과제와 비임상시험 지원 7개 과제 등 총 9개 과제를 선정했으며, 현재 9개 팀에서 26개의 세부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홍기종 단장

▶ mRNA 백신 개발을 선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백신에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독성을 약화시켜 주입하는 생백신(Live vaccine)과 균주를 화학물질 등으로 처리하여 사멸시킨 사백신(Killed vaccine)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단백질 등을 주입하는 유전자재조합 백신(Recombinant vaccine)도 있는데, 노바백스나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개발한 백신이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존의 방식으로는 10년 가까운 개발 기간이 소요되어 신변종 감염병의 조기 제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니즈에 대응하는 것이 바로 mRNA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같은 백터 백신도 가능하지만, 보건의료 입장에서는 단시간 안에 저비용으로 대량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mRNA 백신이 코로나19와 같이 새로운 전염병의 신속 대응에 더 탁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업은 세계적으로도 대단히 의미 있고 도전적인 사업이다.

▶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사업단의 운영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사업단은 2025년까지 정부출연금 688억 원을 포함한 총 900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해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신속 대응이 가능한 mRNA 백신 플랫폼을 확보하고, 위기 시 긴급 생산이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1기 사업은 ‘국산 mRNA 백신 개발사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향후 2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1기 사업의 목표는 2년 이내에 임상시험 결과를 도출하고, 국내 mRNA 백신의 신속 생산기술 확보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 2024년부터 추진될 예정인 2기 사업에서는 1기 사업 성과를 보완하고 mRNA 백신 플랫폼을 강화하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1·2기 사업을 통해 새로운 신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 백신을 생산·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 2년 내로 임상시험 진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신·변종 바이러스 대응에 있어서 핵심은 ‘빠른 대응’이다. 기존 백신 개발 기술로는 2년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mRNA 백신의 경우는 화이자와 모더나도 1년 반 만에 백신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이뤄냈다. 앞으로 신·변종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2년 이내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2년 안에 임상 3상까지 수행하면 좋겠지만, 임상 2상만으로 백신 상업화 또는 긴급사용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봄에는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신속 대응이 가능한 mRNA 백신 플랫폼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현재로서는 플랫폼 기술 구축에 소요될 1기 2년이라는 사업 기간을 연장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전체적인 플랫폼이 갖춰지는 과정에서 보완점과 추가사항, 그리고 해외의 갈등 해결방안 등이 발견될 것이다. 그 보완과 1기에서 발견된 신규기술을 내재화 고도화시키는 것이 2기다.

▶ 사업단장임으로 선임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신·변종 감염병 mRNA 백신사업단을 구성하기 전까지는 mRNA 백신 개발에 관련된 일을 하지는 않았다. 미국 캔자스대 의과대학(Univ. Kansas Medical Center) 연구원으로 일하다 2007년에 한국에 들어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 책임연구원과 보건연구관으로 감염병과 관련된 에이즈 치료제, 고위험병원체 진단기술 및 재조합백신 개발에 관련된 연구를 했었다. 2009년 신종플루 발생 직후에 ‘신종플루범부처연구개발사업단’를 기획하면서 처음 백신 연구 관련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엔케이맥스(주), 인터파크 바이오융합연구소 등 민간기업에서 경험을 쌓았고 건국대를 거쳐 가천대에 오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백신 기획 및 연구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 것이 사업단장 발탁의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 국산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책임감도 클 것 같은데 사업단 운영은 어떠신지요?

홍기종 단장

  제가 정부, 산업계 그리고 건국대를 거쳐 가천대로 소속기관을 옮긴 배경에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인프라는 물론이고, 제가 가지고 있는 기준에서 가천대가 감염병 연구의 미래에 대한 큰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끼리는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전문가들을 ‘백신쟁이’라고 표현하는데, 백신쟁이가 꿈꾸던 오래된 퍼즐을 ‘송도’가 맞춰나가고 있다. 오송에서부터 시작한 대한민국의 백신 연구·개발 시스템의 마지막이 송도에서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업을 만들고 기획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는데, 사업단이라는 조직을 경영하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과 달라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특히 2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구체적인 성과(제품)를 내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도 느끼지만, 사업단의 목표가 우리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이러한 미래가 조금이라도 더 앞당겨질 수 있도록 특허지원팀, 비임상지원팀 등을 만들고 식약처와도 신속 수행 등에 관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사업단 모든 조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mRNA 백신 상용화를 위해서는 효능과 안전성 검증이 중요한데, 이를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요?

  우리 사업단은 국가 수요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사업단과 수시로 긴밀하게 상의해서 과제수행을 지원하고 비임상 시험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기관을 찾게 되었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6월 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전임상시험지원센터’와 감염병 기초·원천 R&D 등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8월 25일에는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RI신약센터와 ‘방사선 기술 활용 mRNA 백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향후 1개 기관을 더 확보해 현재 수행하고 있는 과제가 빠르게 비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 앞으로 의학원 국가RI신약센터의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국가RI신약센터와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개발 공동 연구 ▲사업단 신약후보물질 방사선기술 이용 비임상연구 ▲연구 협력 관련 상호 기술지원 및 인력교류 ▲공동·협력연구를 위한 공간, 시설, 장비 공동 활용 등에 힘쓰기로 했다. 원자력의학원 방문 후 의학원이 가진 기술력과 국가RI신약센터의 시설 및 인프라에 놀랐다. 이렇게 잘 갖춰진 시설이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과 ‘이 정도 시설이면 우리 사업단과 협력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동시에 들었다. 2024년부터 진행될 2기 사업에 영상기술 분석과제를 발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Q. 국산 백신 개발이 우리나라 신·변종 감염병 관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반인들의 관점에서는 우리나라가 백신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화이자나 모더나 등 해외에서 원활히 백신을 공급해줄 때까지의 이야기다. 백신은 국가 보건 안보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 신종플루 발생 때만 해도 해외 기업에 백신을 공급해달라고 사정하며 다녔던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가 팬데믹 상황에서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기술력으로 백신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보건 안보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팬데믹이라는 상황은 계속 생기겠지만, 향후 2~3년 내에는 새로운 팬데믹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사업단은 최대한 빨리, 다음번에 어떠한 신변종 감염병이 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과 시스템을 2년 안에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mRNA 백신은 2~3개의 기술선도기업이 모든 특허권을 가지고 있어 독자적인 제품화는 쉽지 않다. 때문에 우리 사업단은 국산 mRNA 백신이 긴급사용승인(EUA)으로 갈 수 있는 가능한 단계를 다양하게 만들어 놓을 계획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발전해서 벡터백신이나 재조합백신 분야의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이 새로운 mRNA 백신분야의 글로벌 백신 생산의 허브가 된다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헬스케어 이슈’에서 한층 확고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사업단 직원들은 물론이고,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9개 팀도 지금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국가 보건의료를 만들어 간다’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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