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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박선후 센터장 -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박선후 센터장을 만나다
우리 임무는 ‘방사선 비상대응 의료지원’의 실전 완성도 제고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박선후 센터장 -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박선후 센터장을 만나다
    우리 임무는 ‘방사선 비상대응 의료지원’의 실전 완성도 제고

  방사선사고 또는 방사능 재난에 대한 의료대응 및 지원을 위하여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기여해 온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방사선 비상 대응 의료 지원’이라는 근간을 지키기 위해, 방사선사고 시나리오의 완성도 제고와 실제 상황의 접근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복합재난, 특수재난 상황에서의 방사선 의료 대응 역할을 재정립하고, 공공의료 지원기관으로서의 임무도 확대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지난 8월 24일 선임된 박선후 신임 센터장을 만나 방사선 비상사태 시 의료지원과 국민의 방사선방호 대응을 위한 센터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들어보았다.

▶ 특수의료재난 상황에서 의료대응 테크닉을 신속하게 전파하는 방비센터

박선후 센터장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이하 방비센터)의 핵심적인 역할은 ‘방사선 비상 대응 의료 지원’이다. 방비센터는 이를 근간으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복합자연재해 발생 시 의료적 대응과 함께 ‘대국민 소통’의 임무가 추가되었고, 2018년 라돈사태를 겪으면서 비상상황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방사선 피폭’에 대한 의료적 대응의 중요성도 확인하면서 생활방선에 대한 교육과 방호방법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해 왔다.

  “방사선사고 및 방사능 재난 발생 시 방비센터는 의료지원을 위한 지원본부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전장에서 길을 터주는 ‘기병’과 같이 현장에서 직접 사고에 대응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는 박선후 센터장은 “지난 20여 년간 세팅해 온 방비센터의 역할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형태의 의료특수재난 발생 시 어떻게 접목시켜야 공공의료 지원기관의 역할 수행과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방비센터의 코로나 대응과 일반병원의 코로나 대응의 차별성에 대해 궁금해 한다. 예고 없이 출현한 신종 감염병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전방위적 대응하기 위해서 공공의료기관과 일반 병원 모두가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것이며, ‘환자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대응’에 대해서는 일반병원과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박선후 센터장의 생각이다. 방비센터는 방사선사고나 방사능 재난이라는 비상상황에서 컨트롤타워로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사고현장에서 지역의료기관과 군경·소방 유관기관, 지자체 관계자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라는 특수의료재난도 방사선 비상대응과 마찬가지다.

  “우리 센터는 코로나19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원자력병원의 감염병 대응’을 지원하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는 박선후 센터장은 다년간 구축한 ‘신속한 비상의료대응력’을 근간으로 안심진료소 구축 가이드라인 제시, 방재방역체계의 이식, 컨트롤타워 지원업무가 방비센터의 주요 역할이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특히 박선후 센터장은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리 센터가 가진 비상 의료대응 지원체계를 일반 병원에 어떻게 이관시키고, 업무를 배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 실제 사고 상황 및 복합재난 시 의료대응 및 지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방사선대응 비상의료는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다”는 박선후 센터장은 “방비센터 조직과 함께 우리나라 방사선사고 대응의료도 시작되었다. 지난 20년간의 노력으로 많은 발전은 있었지만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다”라고 설명한다. 2002년 설립된 방비센터는 지난 20여 년간 방사선사고 의료대응 및 지원에 대한 노하우를 쌓고 교육 및 훈련을 이어오면서 ‘시나리오의 실제성 확보’와 연구 성과가 클리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지름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방사선사고 시 피부화상이나 장기 손상은 발생빈도가 높은 질환이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이러한 질환 이외에도 동반된 상해나 기저 질환의 악화등 복합재난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방비센터는 피폭과 관련된 인체 위해성 연구와 복합재난에 대한 대응, 사고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상황의 접근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훈련이나 기본 프레임 수립, 연구 범위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 적용하고 있다.

박선후 센터장

  “방사선 피폭 연구 업무는 기계를 개발하거나 화학성분을 발견하는 것과 같이 단기간 큰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박선후 센터장은 “방비센터 연구파트의 업무는 기본적인 의료베이스에서 ‘방사선피폭’이라는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연구의 가장 큰 제한점은, 의료진들의 치료 경험이 드물고 피폭 환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또 피폭 상황에서 증상이 어떻게 발현될 것인지에 대해 예측은 할 수는 있지만, 실제 사고 사례를 보면 방사선 양과 조사거리, 방사선 물질의 종류, 그리고 피폭 대상자의 건강상태 및 유전학적 요인 등에 따라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방사선 피폭 연구 결과를 실증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에서 가장 많이 발생되는 골수손상, 피부화상, 위장관 손상 등 특정한 질환을 기반으로 사람의 인체와 유사한 ‘동물모델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박선후 센터장은 “기본적인 위해성을 기반으로 피폭 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하나의 플로우를 만든 것”이라고 부연한다. 생체외(벤치)에서 마우스, 렛트의 비임상시험, 스크리닝, 그리고 사람의 인체와 유사한 돼지 임상시험으로 연구결과를 입증하는 플로우를 만드는 것이 방비센터 연구부에서 박선후 센터장이 지난 몇 년간 수행해 온 업적 중 하나다.

  “동물모델시스템 플로우가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약물재창출을 통해 기존에 검증된 약물을 중심으로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박 센터장은 “이 연구는 긴급함이 요구되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식약처의 허가 없이도 즉각적으로 치료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박 센터장은 “동물모델 플로우의 완성도를 높이고, 사람에게 적용시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방사선사고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피폭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연구의 안정성을 확보해 주고, 지속적인 연구가 가능한 환경 마련과 일반적인 연구과제와는 다른 시각의 평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밖에도 방비센터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방사선 피폭 치료기술 연구와 정형외과, 일반외과, 병리과 등의 전문의들이 함께 ‘특임의사’로, 방사선으로 인한 피부화상과 위장관(GI) 등의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 작업을 하고 있다.

▶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교육·훈련 콘텐츠의 필요성

박선후 센터장

  방비센터는 피폭의료의 난점을 극복하고 환자 치료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의료/연구 사업 이외에, 1.2차 방사선 비상진료 지정 기관, 지자체, 군/경/소방의 현장 의료 대응 능력을 높을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 30회 이상의 방사선비상진료 교육과 연 10회 이상의 방사능방재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1회의 교육과 훈련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발생으로 대면 교육 및 훈련에 제한이 생겼다”는 박선후 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교육 및 훈련에도 많은 패러다임의 변화가 생겼다”며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해 실시간 소통하는 형태의 교육 및 훈련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박 센터장은 “방사선 의료 대응 지원은 결국 마지막에는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100% 온라인 전환은 어렵다”며 “다만,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프로그램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 운영계획과 콘텐츠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며, 확정성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여 설명한다.

▶ 기본을 지키며 ‘탄력성’과 ‘유연성’을 갖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자!

  향후 방비센터 운영계획에 대해 박선후 센터장은 “방비센터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임무를 단계적이고 계속적으로 추진해 과업을 쌓고, 제가 가진 연구경험을 보태서 방비센터의 전반적인 연구영역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박 센터장은 “차근차근 업무를 수행하고 역할을 확장시키다 보면 센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보일 것”이라며 “탄탄한 업무 추진을 기반으로 ‘탄력성’과 ‘유연성’을 가지게 되면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방비센터의 비전이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선후 센터장은 “그동안 방비센터 조직원들은 객관적 전문성을 가지고 공공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마음을 전하고, “전문성만 파고들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고, 너무 먼 미래를 보다보면 시야가 넓어져 부실해 질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근간을 유지하면서 시야를 조금씩 넓혀 유연하게 업무에 대처한다면, 방비센터는 ‘방사선 비상 대응 의료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지원기관’으로 국민들의 인정받는 동시에, 우리 스스로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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