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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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기 놓치면 안 된다' 진단시약 개발하는 지대윤 교수 '실행이 없는 비전은 허상이다' 생산체제 준비하는 퓨쳐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초토화 시킬 수 있고, 때 늦은 치료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고통과 두려움을 주는 병을 미리 알고 악화되기 전에 치료할 수 있다면 그 고통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파킨슨병, 폐암, 알츠하이머병 등을 진단하는 신약 개발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도 하겠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고 말하는 서강대학교 화학과 지대윤 교수(퓨쳐켐 대표)는 “진단할 시약이 없어서 못쓰는 것과 안 쓰는 것은 다르다”며 “상업적 성장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한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방사성 화합물을 이용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시장에 출시해 미리 병을 찾아내고 시기를 놓쳐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없게 하고 싶다”이라고 말한다.

Q교수 기업가, 걱정 없이 연구하고 싶어 겸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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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화학과 지대윤 교수는 동 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KAIST 화학과에서 석사를, 미국 일리노이대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일리노이대학교 초빙연구원, 인하대학교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33년째 플루오린-18(PET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연구에만 매달리고 있는 그는 1999년 방사성의약품 개발 전문업체 ‘(주)퓨쳐켐’을 창업해 대표이사와 교수를 겸직하며 국내 방사성의약품 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하는 지대윤 교수는 “그렇지만 좋은 기술을 찾아내고, 그 기술이 사람들에게 이롭게 사용되는 것을 보고 느껴지는 자부심과 가치는 내게 교수와 CEO 두 삶을 더욱 열정적으로 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저 ‘돈 걱정 없이 연구하고 싶은 마음’에 44살 나이에 퓨쳐켐을 창업했다는 지 교수는 “제자들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를 성장 발전시키면서 직원들과 그의 가족, 그리고 사회에 행복한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을 보면서 이 또한 ‘값진 보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Q학자, 진정한 창조경제를 깨닫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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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에 접어든 기업가 지대윤 교수는 남다른 비즈니스마인드와 연구개발을 통해 그동안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방사성의약품 전구체/화합물 생산,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및 상용화에 앞장 서 왔다. 그는 2008년 4월과 5월 세계 최초로 각종 암 및 폐암진단용 시약 ‘FLT’과 파킨슨병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인 ‘FP-CIT(피디뷰®)’를 각각 개발, 현재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지대윤 교수가 대표이사로 있는 퓨쳐켐은 최근 서울대병원·원자력병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용 시약인 ‘FC119S(알자뷰®)’의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진행했으며, 정부의 허가를 받는 대로 내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진단용 신약 ‘FC119S’은 119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공한 진단용 신약으로, FC119S가 상용화 되면 해외 신약 가격의 30% 가량인 50-60만원 정도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어서 환자의 부담을 대폭 낮아졌다.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지구에서 석유 찾기보다 더 어렵다’라고 말하는 지대윤 교수는 “방사성의약품의 원천기술은 매우 가치가 높다”며 “많은 땀과 노력을 들여 우리 자본, 우리 기술력으로 만들었으니 우리 국민에게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Q성장의 토대를 다졌으니 실행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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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3일 코넥스 시장에 입성한 퓨쳐켐은 16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씨를 뿌리고 방사성의약품 원천기술이라는 초목을 건실하게 키웠으니 이제는 열매를 맺고 수확할 일만 남았다. “토머스 에디슨의 ‘실행이 없는 비전은 허상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는 “과학자의 연구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위한 연구여야 한다. 아무리 중요한 원천기술이라고 해도 그것이 인류의 번영에 기여할 수 없으면 헛된 연구라고 생각한다”며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기 위해 퓨쳐켐도 가치를 증명하고 실행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퓨쳐켐의 비상이 기대되는 것은 지대윤 교수가 키워놓은 방사성의약품의 원천기술만은 아니다. 이미 상업화가 잘 되어 있는 입자가속기와 스캐너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방사성의약품 및 원료제품, 자동합성장치 및 카셋트, 분주기 등에 강력한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원천기술을 이용해 연구실에서 바로바로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방사성의약품과 자동합성장치 모두를 가진 회사는 상당히 드물다”고 말하는 지대윤 교수는 “또한, 방사성의약품의 개발을 위해서는 화학전문가의 힘이, 관련 장치개발에는 기계전문가의 힘이 필요한데, 퓨쳐켐은 기계와 화학전문가가 모두 모여 있어서 방사성의약품 연구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했다.

Q뼛속까지 화학자의 피가 흐르는 그가 생각하는 과학자로서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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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화학과 교수이자 방사성의약품 제조업체 퓨쳐켐의 대표이사인 지대윤 교수의 집안은 3대가 화학자다. “부친(지응업 교수, 2010년 작고)도 화학자셨고, 아들도 화학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하는 지 교수는 교수이자 화학자였던 아버지를 보면서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교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내가 화학자의 길을 선택했을 때 아버지가 좋아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아들이 화학을 한다고 하니 굉장히 기뻤다”고 말하는 지 교수는 “손자 역시 화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화합물 이름이나 분자구조를 척척 알아낼 때만큼 뿌듯한 것이 없더라”며 집안의 4대 화학자의 예고에 흐뭇해했다.
“제자로서도, 직원으로도 사람을 귀이 여기고 싶다”는 지대윤 교수는 “꿈이 있으면 미래도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지만, 꿈이 없다면 미래를 볼 수 없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노력하는 사람은 지혜롭게 일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지혜롭게 일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소명을 갖춘 사람이 즐기면서 실력을 쌓는 것이다. 소명이 갖고 자신의 꿈을 찾아 일찍이 노력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이 지 교수의 생각이다.

Q 방사선을 이용한 신약개발,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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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사성의약품학회 설립에 기여한 지대윤 교수는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방사성의약품의 1등 국가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은 것이 내 목표이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바이오 및 의료산업이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교수로, CEO로 두 삶을 완벽하게 살아내고 있는 지대윤 교수는 “학자로서 학문을 통해 실용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찾아냈고, 우리나라 의학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날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고 말한다.
병 정복을 위한 연구는 총성 없는 대규모 전쟁터다. 세계 굴지의 바이오 관련 회사 및 학계·의료계는 중요 병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 천문학적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도 더욱 적극성을 띄고 있다. 지대윤 교수가 CEO로 겸직하고 있는 방사성의약품 개발업체 퓨쳐켐 역시 2015년을 제 2도약의 해로 삼아 부산생산센터의 개소를 시작으로 전국의 방사성의약품을 보급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방사성 화합물을 통한 의약품 개발은 진단뿐만이 아니라 치료까지 무궁무진해서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말하는 지대윤 교수는 “현재 당사는 뇌졸중, 심근경색 예측, 암치료 등의 효과를 판정하는 의약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의약품은 개발과 생산 그리고 수익을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의 이윤보다 사회적 가치기여 측면을 우선으로 해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지 교수는 “우리나라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 개발되더라도 수요가 작아 외국에 팔려가는 기술도 적잖아 안타까웠다”며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의약품의 혜택이 우리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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