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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서태석 교수 - 기술·경험·네트워크 갖춘 마에스트로 서태석 교수
“의학물리 학술·연구 역량강화에 기여하고 싶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서태석 교수 - 기술·경험·네트워크 갖춘 마에스트로 서태석 교수
    “의학물리 학술·연구 역량강화에 기여하고 싶어”

  2013년 ‘세계의학물리학자 50인’으로 선정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서태석 교수는 방사선의학포럼회장(2013-2015)과 세계의학물리학회(IOMP) 출간위원장(2012-2018)과 아세아오세아니아의학물리학회(AFOPM) 학회장(2015-2018)을 마지막으로 국내외 학회활동은 마무리하고 현재는 4개의 연구프로젝트에만 집중하고 있다. “3년여 남은 은퇴 전까지 연구활동을 마무리하고 후배연구자 및 제자들에게 40여 년간 쌓아온 저의 경험과 전문지식, 해외 네트워크를 물려주고 싶다”는 서태석 교수는 은퇴 이후에도 우리나라가 의학물리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학술·연구 역량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 원자력공학도, 세계적인 의학물리학자가 되다!

서태석 교수 사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서태석 교수는 2년간 회사(당시 KOPEC)생활을 접고 1984년 미국 플로리다대학(University of Florida)으로 유학을 떠났다. “8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 원자력은 매우 취약한 수준으로, 해외 선진국의 원자력발전 관리 및 운영방침을 그대로 카피해 사용하는 수준이었다”는 서태석 교수는 “보다 주도적인 업무를 해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원자력 이용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져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플로리다대학 석사 및 박사과정에는 원자핵공학이외에도 보건물리학과 의학물리학이 별도로 있었는데, 미국학생들에게는 학위 취득 후 의료분야 및 원자력분야의 취직이 밝은 보건물리와 의학물리가 특히 더 인기를 끌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플로리다대학은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많았으며, 이들 대부분은 원자력공학을 전공했다”는 서태석 교수는 보건물리학(health physics) 분야에 저명한 학자인 Geneva Rossler교수(당시 health physics저널 편집위원장 역임)를 대학원 지도교수로 만나게 되었고, 고민 끝에 석사과정에서 직업적 선택의 폭이 넓은 보건물리학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건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의료분야의 방사선 관리에 큰 관심을 갖게 된 서 교수는 박사과정에서 의학물리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탓에 박사과정에서 모든 커리큘럼을 다시 배워야 했다”는 서 교수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새로운 학문에 대한 흥미와 관심, 그리고 연구를 통해 얻어지는 결과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했다”고 회상한다.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에서 의학물리분야에 정착할 계획이었던 서태석 교수는 “당시 1980년대에는 감마나이프와 함께 선형가속기 기반 방사선수술기술개발이 연구되는 초창기로서 면조사(2D)방법에서 입체 조사(3D, Conformal therapy)로 전환되는 시기였다”며 “저 역시 당시 3D 방사선치료의 선두격인 방사선수술기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이 시기 서 교수는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한 ‘방사선수술계획 최적화 연구’에 많은 성과를 올리면서 의학물리 전문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 한국에서 의학물리 전문성을 펼치다!

서태석 교수 사진

  1990년부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몸담고 있는 서태석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미국생활을 접고 한국 길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1989년 서울아산병원은 개원과 함께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 감마나이프를 구입할 계획을 세웠고, 이를 위해 당시 신경외과 과장으로 있었던 황충진 교수가 플로리다대학까지 방문하게 된다. “당시 아산병원은 방사선종양학과에 근무하는 의학물리학자가 겸직으로 감마나이프를 운영·관리할 계획이었다”고 말하는 서태석 교수는 “황 교수는 감마나이프의 환자치료와 Electa회사(감마나이프 공급회사)와의 공동연구개발을 위하여 제게 아산병원 신경외과 행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방사선종양학에 관심이 컸던 서 교수는 한국을 오가며 방사선치료 세미나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로부터 제안을 받고 1990년 한국행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서태석 교수는 의학물리전문가로 30여 년간 의학물리 연구와 학회활동, 후학양성에 매진하면서 20여 개의 해외 연구기관과 연구협력활동을 통해 해외 연구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재까지도 방사선종양학과, 분자영상학관련 임상학과 등과 협력하여 미국 스탠포드대학과 UC Davis와 연구제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서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을 방사선치료에 적용하는 연구과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이용한 의료영상 자동진단 시스템 개발, 성형외과 및 정형외과와 3D프린팅을 이용한 인체 결손부위보상기술 개발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서태석 교수는 국내외 연구프로젝트 참여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첨단의학물리 기술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 왔으며 275편의 논문 게재, 695회가 넘는 국제학술대회 발표, 학술상 65차례 수상 등 의학물리학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다. 이러한 권위는 2013년 세계의학물리학회가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세계적인 의학물리학자 50인’에 서태석 교수가 이름을 올리면서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2006년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의학물리 및 의공학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서태석 교수는 오는 2020년 5월 서울에서 개최될 국제방사선방호학회연합(IRPA) 제15차 총회의 General Secretary를 맡고 있다. 서태석 교수는 “IRPA 15 조직위원장인 김종겸 위원장께서 제가 2006년 세계의학물리 및 의공학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이러한 중책을 맡긴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 의학물리 학문·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코디네이터 역할 중요

서태석 교수 사진

  방사선의학포럼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서태석 교수는 “방사선의학은 방사선물리, 방사선생물, 방사선종양, 핵의학, 방사선 진단, 방사선 방어 등 매우 다양한 분야로 이뤄졌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이 함께 협조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방사선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 및 학문 활동뿐만 아니라 원자력안전위원회, KINS, 식약청 등 규제기관과 정부기관, 산업기관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방사선의학포럼 및 포럼자문위원회가 여러 기관과 학문 소통에 있어서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휴먼네트워크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는 서 교수는 방사선의학포럼의 사무국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종양학 및 핵의학 발전을 위해서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관련기관과의 협조 및 재원 마련을 위한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적네트워크는 하루아침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다. 기술과 경험,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인적네트워크를 쌓아온 고경력자들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지정연구실,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 BAERI연구소, BK21 등 대규모 사업을 진행해 오던 서태석 교수는 최근 정년을 앞두고 연구·학회활동은 마무리 짓고, 후배 연구자 및 제자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퇴 후에도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의학물리 연구 및 학문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과 경험, 전문성, 국내외 인적네트워크를 방사선분야 의학물리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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