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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원자력의학원 김미숙 신임원장- 균형적 조직 융합과 과학기술특성화병원 육성으로
원자력의학원의 미래지향적 가치 R&R 재정립

    한국원자력의학원 김미숙 신임원장- 균형적 조직 융합과 과학기술특성화병원 육성으로
    원자력의학원의 미래지향적 가치 R&R 재정립

  한국원자력의학원 개원 이래 첫 여성 원장이 나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첨단 바이오 의료기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출연연 환경을 조성할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미숙 신임원장. “첨단 의생명 연구를 선도하는 과학기술특성화병원을 기반으로 국민건강과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의학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하는 김 원장의 강단 있는 면모에서 ‘현실성 있는 미래지향적 가치’를 창출해 낼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미래 비전을 엿볼 수 있었다.

▶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의 ‘시각’, 그리고 원장으로서의 ‘시야’

김미숙 원장 사진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 이하 의학원) 개원 56년 만에 첫 여성원장으로 취임한 김미숙 원장은 방사선치료연구부 부장, 방사선의학정책개발센터 센터장, 방사선종양학과 과장 등을 두루 거치며 의학원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지난 5월 취임한 김미숙 원장은 “레지던트를 마친 직후 의학원에 입사해 24년간 근무하면서 의학원을 잘 알고 있다고 자평해 왔는데, 원장의 자리에 올라보니 겉으로 들어나 쉽게 볼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의학원은 출연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사선의학연구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유일의 병원인 원자력병원과 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신약개발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치료기술개발플랫폼구축사업단 등 각 특성이 상이한 4개의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업무와 특성이 다른 4개의 조직이 ‘의학원’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는 만큼 하나의 방향성을 찾기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의학원은 기존의 출연연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함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김미숙 원장은 “때문에 무조건적인 융합보다는 각 조직의 장점과 지향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서로 맞물려지는(Crossing) 지점을 찾아서 상호간의 시너지를 증폭시킬 수 있는 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미숙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기술이 ‘혁신성장’과 ‘국민 삶의 질적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의학원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 국민이 공감하는 출연연 역할과 책임을 찾아라!

김미숙 원장 사진

  취임 직후부터 의학원이 과학계와 의료계의 접점기관으로서 의생명 연구에 기여하고 출연연과의 연계시너지를 창출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해 온 김미숙 원장은 의학원이 핵심 경쟁력이자 유니크한 강점 포지션을 지켜내면서 미래지향적 경쟁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실험실에서만 맴도는 성과가 아니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실용화에 앞장서는 것이 우리와 같은 공공기관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김미숙 원장은 이를 위해 산하 4개 조직의 현실적 융합을 통해 국가적인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R&R(Role &Responsibility)’을 수립했다. 의학원이 재정립한 R&R 주요 골자는 개방형 전주기 방사선 의생명 연구와 혁신적인 암 진료를 선도하고 국민 안전을 위한 방사선비상진료에 충실하며, 과학기술특성화병원을 통해 국가 바이오 헬스케어 R&D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의학원의 모태는 병원”이라고 말하는 김 원장은 “원자력병원이 복지부 산하의 병원 및 암센터 등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봤다”고 한다. 고민 끝에 나온 방향성이 ‘원자력병원을 과학기술특성화병원으로 육성’시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정부 출연연구기관 내 많은 과학자들이 암 정복을 위해 많은 연구들을 진행하는데 정보공유와 임상연구,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잖다”며 “이들 과학자가 연구에 집중하고 보다 다각적으로 개발기술을 실용화시킬 수 있도록 우리 병원이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신기술들이 의료산업으로 빠르게 진입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과학기술특성화 병원’이라는 영역 안에서 성장 발전해 온 의학원이 R&R을 다시 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본질을 보다 구체화·가시화시키기 위함이다. 기초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실용화가 필요한 기술을 국가적으로 오픈시켜 시스템화하고 원자력병원에서 임상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직접 쓰일 수 있는 진입로를 원자력병원에서 만들어 준다면 의학원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한편 의학원은 ‘소외된 공공의료’에 대한 역할에서도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 AI 등을 시대적 트렌드가 의료분야 안으로 들어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며 이슈화되고 있다”고 말하는 김미숙 원장은 “물론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이러한 트렌드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또한 공공기관으로써 ‘비인기 기술이나 수익성이 높지 않은 희귀병 질환자들’을 위한 연구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라며 “국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공공의료 연구에 집중하는 것 또한 의학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또 김미숙 원장은 “방사선치료기술 연구개발, 의료서비스 제공, 국제협력 등은 의학원만이 해 낼 수 있는 차별화된 역할”이라며 “경쟁 속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장점을 더 확산시키고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국가의 발전방향에 함께하고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플랫폼사업단을 필두로 글로벌 연구인프라와 협력해 희귀·난치병 질환자들을 위한 방사성 동위원소(RI) 개발에 앞장서고 IAEA, UN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라돈 침대 사태 등 국민건강을 침해할 수 있는 방사선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 재미와 열정이 함께하는 의학원

김미숙 원장 사진

  ‘출연연의 순기능은 연구’라고 말하는 김미숙 원장은 “연구자들의 기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학원의 특성상 여러 조직이 함께 하다 보니 그 안에서의 처우도 각 조직 간에 다소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에 김 원장은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업무의 집중도와 역량을 높일 수 있으며 우수한 인재 유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재미와 열정이 있어야 연구의 퀄리티가 좋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연구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의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김미숙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내가 가진 기술과 경험으로 인해 생명을 연장시키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을 보면서 보람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자부심은 김 원장의 큰 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 모자(母子)가 나란히 방사선종양학회에 참석하는 뿌듯한 풍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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