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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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7월]  겸허의 리더십,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수장  ‘조철구 원장’

    [2015-7월] 겸허의 리더십,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수장 ‘조철구 원장’

[조철구 한국원자력의학원장] 방사선치료는 암치료에서 수술, 항암화학요법과 더불어 없어서는 안 될 주요한 치료법으로 1895년 뢴트겐(Röntgen)에 의해 X-선이 발견된 이후 여러 의학자 및 연구자들에 의해 암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이와 같이 방사선의 의학적인 다양한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방사선의학은 생소한 전문분야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이에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정책개발센터에서는 방사선의학 분야 정책 입안자, 연구자들의 정보교류 및 일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웹진 사이트를 개설하고 ‘신뢰성 높은 방사선의학 정보 미디어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본고는 방사선의학 전문가를 비롯해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방사선의학의 창’ 코너로, 이번 호에서는 건강한 삶의 질에 기여하는 한국원자력의학원 조철구 원장을 만나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관록의 깊이와 의학원에 대한 ‘애정사(史)’에 대해 들어보았다.

Q출범 50주년에 맡겨진 원장직, 책임감과 열정을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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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암치료기인 코발트치료기와 사이버나이프, 원형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암 환자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은 바 있는 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과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암의 조기진단과 치료는 물론, 암 퇴치를 위한 연구사업의 토대를 세우며 국내 암 진료를 주도해 왔다. 50년 넘게 축적된 원자력의학원의 노하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주목받고 있으며, 해외 유수의 기관에서 방문해 배워갈 정도로 암 치료와 방사선기술 개발에 앞서 있었다. 원자력의학원 조철구 원장은 “제가 취임했던 2013년도는 의학원이 창립한지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한 해”라며 “취임을 통해 또 다른 반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에서 지난 반세기동안 만들어진 저력에 누가 되지 않도록 의학원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고, ‘혁신적 암 치료를 선도하는 세계 방사선의학의 중심’으로 의학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컸다고 말한다. 이에 조철구 원장은 취임직후부터 ‘위상 재정립을 위한 기관혁신’, ‘방사선의학의 공공성 강화’, ‘수월성 확보 및 창조경제 선도’, ‘연구형 병원체제 전환’ 등 혁신방안을 수립하고 세부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Q방사선의학 외강내강(外强內剛) 기관, 원자력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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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자력의학원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최초’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빛의 속도에 가깝게 탄소를 가속해 조사하여 바꿔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사선 치료기로 치료 후유증이 거의 없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꿈의 암 치료기인 의료용중입자가속기 구축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료용중입자가속기는 원자력의학원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조철구 원장은 “국립암센터을 비롯하여 많은 암전문병원의 설립 이후 원자력의학원의 정체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일부의 시선도 있지만 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중입자가속기의 개발이 완료되면 난치성 암을 치료하는 첨단 방사선 치료기술 확보와 함께 방사선의학 분야의 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자력의학원은 ‘내부 역량 결집과 경영정상화를 통한 수지균형 확보’와 ‘연구경쟁력 확보를 통한 세계적 방사선의학 성과 창출’에 역점을 두고 중점 정책 및 발전방향을 수립하고 있다. 또 R&D 연구방향은 연구 인력의 연구역량 강화, 연구지원 시스템 강화, 성과평가시스템 강화 등 연구경쟁력 강화를 통해 연구 실용화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의학원은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클로트론 가속기의 성능강화 및 외부 연구자 활용 지원확대, 방사선 비임상센터 및 조사 시험센터의 외부기관 공동 활용서비스 확대, 중입자치료센터·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신개념 치료기술플랫폼 등 대형 R&D 시설을 구축하여 국가 기반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Q눈부신 성과를 이뤄낸 방사선의학, 홍보와 공유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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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치료는 수술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많이 시행된다. 특히 최근 들어 암전이 초기에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 경우 생존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의학원의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방사선 치료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사태나 노후화된 원자력발전소의 문제로 방사선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방사선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나 심지어 의료진의 경우에도 방사선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 “이미 방사선은 의료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진단이나 치료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은 매우 크다”고 말하는 조철구 원장은 “때문에 환자를 일선에서 대하는 의료진들부터 방사선의 효과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환자의 진료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또 조 원장은 원자력의학원의 성과에 대해서도 “국내최초라는 수식어를 쏟아내며 국내 방사선의학의 성장을 주도했지만, 그 성과들이 외부에 부각되지 않아 매우 안타까웠다”며 “이러한 성과들이 제대로 알려져야 방사선 치료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새로운 정책 수립과 선진기술 개발의 초석이 다져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의학원 조철구 원장은 원자력병원장직을 수행할 당시, 방사선의학 관련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조직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의학원은 지난 2012년, 방사선의학 선도를 위한 정책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연구조직으로 의학원장직속의 ‘방사선의학정책개발센터(이하 정책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정책센터는 정부의 방사선 의학정책 수립 및 결정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전문조직으로, 의학원은 물론 정부의 방사선의학 정책수립에도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는 조철구 원장은 “또한 정책센터가 구축하는 웹진 사이트가 젊은 층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이 온라인을 통해 ‘방사선의학’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를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향후 웹진이 고객들과 소통의 장으로 거듭 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Q마음을 치료하는 ‘의학’을 공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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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서의 좌우명은 ‘암 정복을 위한 그 날까지 최선을 다 하자’라는 조철구 원장은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하라’고 주문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이론이 발표되고, 연구성과가 도출되는 의학계에서 예전 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해 기량을 닦아야만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원장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은 기본”이라며 “명의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환자의 마음을 읽고, 겸허한 자세로 환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마음을 치료하는 의학’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사로서 가장 기억의 남는 일을 묻자 조철구 원장은 “15년여 전, 온 몸에 암세포가 퍼져 손쓸 수 없는 상태였던 할머니를 방사선으로 치료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몫을 다하고 고향인 하동으로 내려가셨는데, 그 후로도 3년을 더 사셨다. 임종을 맞을 때 쯤, 할머니께서 힘든 몸으로 저를 꼭 봐야겠다며 서울로 올라오셨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콩 한 줌을 주고 다시 하동으로 내려가셨다.”며 회상했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불가판정을 받고 마지막 찾은 우리 원자력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로 3년을 더 사신 것이다. 조 원장은 중요한 것은 3년의 시간 연장이 아니라 ‘환자의 마음을 치료하고 의사와 환자가 마음을 나눈 것’에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조 원장의 ‘마음을 치료하는 의학’이다.
한편 원자력의학원은 세계 방사선 의학의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2020년까지 장단기 계획을 통한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가적 방사선 의학의 융복합 연구 클러스터로 도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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