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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선생명과학회 성진실 회장-  다학제적 접근으로 방사선생명과학의 핵심가치 실현 ‘정보의 공유’와 ‘젊은 과학자 양성’의 길을 찾다

    방사선생명과학회 성진실 회장- 다학제적 접근으로 방사선생명과학의 핵심가치 실현 ‘정보의 공유’와 ‘젊은 과학자 양성’의 길을 찾다

   주치의를 중심으로 한 진료는 해당치료가 최선인지, 또 다른 다양한 방법이 있는지 알아내기 쉽지 않다. 이 같은 이유에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는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가 모여 결정하는 다학제 진료를 권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가 모여 ‘방사선생명과학’의 핵심가치를 연구하고, 학문간 융합을 구현하고자 하는 방사선생명과학회는 다학제 학문의 대표적 단체이다. 본고에서는 방사선생명과학회 성진실 회장을 만나 방사선의 평화적 이용의 대표 분야인 방사선 생명과학회에 대해 들어보았다.

▶ 방사선을 이용한 생명과학 연구와 가치공유를 위한 학회

   70년대 중화학 공업과 원자력발전 육성정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면서, 우리나라는 원자력 수혜국에서 원자력 공여국을 넘어 ‘원자력 수출국’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이를 통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가위상은 크게 높아졌으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활성화에는 다소 소극적이다. “원자력의 대표적인 평화적 이용인 ‘방사선 기술(Radiation Technology)’은 국민 건강의 직간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발전에 비해 정책지원이 소홀했다”고 말하는 방사선생명과학회 성진실 회장은 “우리 학회는 방사선 이용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명과학(Biotechnology)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치료 가치를 만들기 위해 원자력병원 유성렬 박사와 관련 학계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2002년 발족되었다”고 설명한다.

   방사선 생물학 및 방사선 의학 연구를 다각화시키고, 방사선생명과학 관련 학문의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 발족된 방사선생명과학회는 방사선을 연구하는 기초과학 분야와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는 물론 방사선비상진료, 병리과 등 방사선 의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분야 연구자와 학술인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방사선생명과학회는 다학제 학문을 연구하는 학술단체”라고 말하는 성진실 회장 역시 방사선 생물학 연구자이자 간암, 췌장암, 담도암 등의 소화기암을 진료하는 임상의사로서 다학제 연구를 실천해 온 인물이다.

   방사선생명과학에서의 다학제는 생물학, 방사선 이용분야, 분자생물학, 원자력안전 등 다양한 학문과 연구 분야를 포함한다. 때문에 회원 역시 암을 치료하는 각 분야 전문의는 물론 방사선치료설비로 암을 치료하는 전문의에서부터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연구자, 임상시험의 의문을 풀기 위한 세포 및 동물실험 연구자, 방사선 피폭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연구하는 전문가까지 다양하다. “깊고 높게 파고들어 ‘전문성’을 인정받는 과거의 학문은 논문양상과 학문적인 즐거움을 줄지는 모르지만 큰 바람(변화)에 휘청거릴 수 있다”고 말하는 성진실 회장은 “학문 연구가 인류에게 유익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의 융·복합과 교류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최적의 치료법과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학문이 인류에 공헌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 1년의 임기 짧지만 굵게 학회의 토대를 만들 터

   학회장 선출이후 학회의 ‘연구 인프라 구축’과 ‘인재양성을 위한 기틀마련’에 앞장서 온 성진실 회장은 남은 임기동안에도 이들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보의 공유’와 ‘인재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성진실 회장은 “정보의 공유"를 위해 국책 연구비의 방향과 관련 정보를 회원 모두에게 균등하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성 회장은 이와 함께 젊은 과학자 육성을 위한 토대 조성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또한 “미국의 방사선연구학회(RRS, Radiation Research Society)가 방사선생명과학회의 벤치마킹 모 델”이라고 말하는 성진실 회장은 “학술대회기간 2~3일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세션별로 학술논문을 발표해 참여자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는 RRS와 같이 우리 학회도 다학제 학술단체로서 회원들의 니즈와 시대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교두보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의 일환으로 방사선생명과학회는 오는 5월 18일 제주도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완성도 높은 다양한 주제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방사선생명과학 관련 정부·연구계, 의료계, 학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정보를 공유하고 젊은 연구자들의 학회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성진실 회장은 “앞으로 우리 학회의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젊은 연구자들의 학습 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는 연수강좌를,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다학제 연구의 촉진과 활발한 학문교류를 위한 프리페이퍼 발표를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여 설명하였다.

▶ 방사선과 생명과학, 암 치료를 위한 선진 연구에 앞장설 계획

   지난 1월 방사선생명과학회 제8대 회장으로 선출된 성진실 회장은 1983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의 길로 들어선 후, 1992년 교수로 임명되면서부터 26년간 동물의 간암 모델을 만들고 임상실험을 통해 암 치료효과를 높이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성진실 회장은 “대중들에게 방사선의 긍정적인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위험성과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야 하며, 이를 통해 무지에서 오는 괴담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2012년 국내에서 제조된 분유에서 세슘 등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한 의사 블로거가 ‘모든 동식물의 잔류 방사능은 제로여야 한다’고 주장해 방사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가중시킨 사건이 있었다. 인간은 생활하면서 토양, 공기, 우주로부터 자연적으로 방사선에 1년 동안 평균 2.4 밀리시버트(mSv) 노출된다. 이는 인체는 물론, 동식물에도 미세한 방사선은 잔류해 있으므로 잔류방사선이 ‘제로’일 수 없다는 반증이다.

   “정보의 옳고 그름을 떠나 지식인의 말은 신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잘못된 주장이라 하더라도 방사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기에는 충분했다”고 말하는 성진실 회장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건강·의료 포털 사이트인 코메디닷컴(http://www.kormedi.com)에 방사선을 바로 알리기 위한 30여 편의 글을 게재했다고 한다.

   “방사선이 우리 인류에게 가장 크게 공헌하는 분야는 암 치료”라고 말하는 성진실 회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문위원 활동을 통해 저개발국가의 암 치료 현황을 파악하고 이들 국가의 ‘암 정복 계획 수립’에 대한 자문과 이행을 돕고 있다. 특히 간암의 방사선 치료기술을 개척하고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공헌해 온 성진실 회장은 대한간암학회 회장이자 아시아태평양 간암학회 사무총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간암학회와 방사선생명과학회가 멀어 보일 수 있지만 국내 최초로,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으로 간암의 방사선 치료를 해온 성회장의 경우를 보면 "임상 진료 현장에서 해결되지 않는 난제를 실험실 연구를 통해 접근하는 등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한 방사선 이용 연구의 다학제적 연구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방사선이 종양의 미세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6년 동안 진행해 우수한 성과를 거둔 바 있는 성진실 회장은 확보한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주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찾은 후 협력네트워크를 만드는 다학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특히 성 회장은 간암 동물모델에서 방사선이 종양의 미세환경에 어떠한 변화를 주는지 연구하기 위해 직접 연구팀을 발굴하기도 했다. “방사선을 조사하면 종양이 여러 가지 면역학적 변화를 일으키게 되므로 ‘면역학 전문가’가 필요했고, 방사선 조사를 통해 후성 유전학적 변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후성유전학 연구 전문가’를 발굴해야 했다”고 회상하는 성진실 회장은 “저의 연구는 기존의 학문에서 벗어나 다학제적 접근방식을 통해 완성되었다”고 덧붙였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속담처럼 다학제 학문을 통해 학회의 위상 제고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성진실 회장은 나라밖에서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우리나라의 방사선 이용기술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저개발국가에 기술을 공여해 국가적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한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집중해 왔던 간암, 췌장암, 담도암 등의 소화기암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뼈 전이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골 전이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법 연구개발에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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