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1학년 때 그림 그리기 대회에 나가서 입선을 했었다. 컬럼비아 우주왕복선을 그린 그림인데, 지금도 그 연료 탱크가 떨어져 나간 것을 묘사한 필자의 그림의 일부분이 생각난다. 미항공우주국 (NASA)에서는 향후 우주 발사체의 우주왕복 시스템을 평가하기 위하여 컬럼비아호를 1981년 4월 12일 발사시켜서 이틀 후 귀환하게 하였다. 프로그램 미션은 STS-1 (Space Transportation System-1)이었다. 이후 컬럼비아호는 27번의 우주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28번째 운항에서 16일간의 임무를 완수하고 귀향하다가 텍사스 상공에서 파괴되어 승무원 7명이 전원 사망하면서 그 잔해만을 지구에 남기게 된다.

  왜 우리는 우주로 나가려 하는가? 지구는 이제 유한한 공간으로 인식이 된다. 지구의 거의 모든 지점을 24시간 정도 시간을 잡는다면 보통 사람도 도달할 수 있게 인류의 교통능력은 발달하였다. 지금 지구 상에 존재하는 인류는 73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구의 증가가 유한한 지구의 자원을 고갈 시킬 것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인류가 지혜를 발휘하여 지구의 자원을 잘 활용한다 할지라도 누적되는 환경오염의 폐해를 생각하고, 50억년 후 태양이 폭발할 것을 생각한다면 우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급한 문제는 아닐지라도 준비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시대의 우주 탐사는 역사적으로 돌아볼 때 대항해 시대의 지리 탐사와 그 궤를 같이 하지 않나 생각한다. 바다 저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데 추론을 통하여 인도로 가는 길이 있을 것이라고 믿은 콜럼부스나 동쪽으로의 항로가 포르투갈에 독점되어 서쪽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마젤란이 처음으로 항해를 통하여 세계 일주를 기록한 것을 보면 당시의 기술을 미루어 생각할 때 지금의 우리가 우주로 나가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마젤란이 3년 1개월간의 세계일주 항해를 마치고 스페인 세비야에 귀항할 수 있었다는데, 지금 화성을 갈 때 6개월, 화성에서 돌아오는 궤도를 기다리는데 1년 6개월, 돌아오는 비행시간이 6개월 정도 예측이 되어 2년6개월에서 3년 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그때의 세계일주란 지금의 화성 탐사 수준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짐작을 해본다.      

  우주는 우리가 지구에 있을 때 생각할 수 없는 극한 환경이다. 우주의 평균 온도는 영하 270.4도 이다. 절대온도 0K과 약 3도 정도의 차이가 날 뿐이지만, 공기가 없어서 햇빛이 닿으면 순식간에 100도를 훌쩍 넘게 된다. 또한 기압이 0이기 때문에 맨몸으로 우주에 나가면 피를 포함한 몸속의 액체가 모두 끓어 올라 사망을 하게 된다. 이러한 가시적인 난조건 이외에 우주방사선의 존재도 고려해야 한다. 주로 양성자로 이루어진 우주선은 넓은 에너지 범위를 나타내며 상한은 10^20~10^21 eV의 고에너지가 우주공간에는 존재하여 인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무중력 환경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주선의 승객이 된다는 것도 인간의 육체에 만만한 일이 아니어서 많은 우주인들이 우주 멀미를 느끼게 된다. 1990년 민간인 신분으로 미르 우주정거장을 다녀온 일본인 아키야마 기자는 "우주선이 이륙하자마자 17분 45초 동안 계속 토했다."라는 경험을 이야기 하였으니, 지구에 적응한 인간이 우주로 나가는 것은 도전 그 자체이다.

  이번 달에는 한국 천문 연구원의 이재진 박사님을 인터뷰하였다. 우주의 극한 환경의 하나인 우주방사선을 연구하시는 박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우리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하여 연구해야 할 것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라는 생각을 다시 하는 기회가 되었다.

  명나라의 정화는 영락제의 명령으로 남아시아 해상 원정을 7회나 성공적으로 이루었다. 함선 62척에 총 승무원 27,800명으로 구성된 규모의 대함대 였다. 콜럼부스는 3척에 승무원 88명, 마젤란의 경우 5척에 승무원 270 명으로 서양의 대항해 개척은 동양보다 규모도 작았다. 그러나 중국은 이후 쇄국정책으로 더 이상 해외 진출을 꾀하지 않고, 서양은 지속적으로 해상으로 진출한 결과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미래에는 우주를 항해하는 기술이 절실한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