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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노트] 인공지능과 찬란한 미래임일한2016-01-14

  서기 2046년 최근 진행하는 '뇌정보 전산화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와중에 PI에게서 점검 전파신호가 수신되었다. 최근의 연구 진행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메시지여서 나와 같이 실험을 하는 연구원A와 B에게 새로운 연구 데이터를 업데이트 할 것을 텔레파시로 송신하였다. 연구원A는 사전 모의 실험을 담당하고 있으며, 평소의 그의 성격을 반영하듯 꼼꼼하게 모의 실험을 잘 진행한 데이터를 보냈다. 연구원 B는 연구원A의 모의 실험에서 성공했던 부분을 실제 동물 세포를 이용하여 확인하는 실험 임무를 맡은 상황인데 데이터 업데이트 지시를 보낸지 10분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다.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위치 추적을 하고 상황을 파악하여 PI에게 보고하여야 겠다. 우리 PI는 까다로운 성격인데 문책을 당하면 괴롭기 그지없다. 아, 이런. 연구원B는 오늘 특정 락이 걸려 있었는데, 이것을 미리 풀어줬어야 했는데......

 

  병신년 새아침이 밝았다. 어릴적 매년 새해를 맞으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 예측을 매체에서 접하곤 하였다. 중학교 때 열심히 구독하던 학생 과학이라는 잡지가 있었다. 부족했던 과학 지식을 채워 주고, 재미도 있었던 잡지인데, 새해가 되면 빠지지 않고 특집으로 다루는 것이 미래 생활에 대한 전망이었다. 당시 예측으로 30년 후인 2010년대를 그리면서 많은 전망을 내놓았다. 화상 통화, 우주관광, 자기부상열차 등장, 음성 다이얼 전화, 팔목시계 크기의 전화기, AIDS, 암 완치, 로봇이 집안일 대행, 음성 입출력 자동번역기등등... 당시의 예측이 쉽게 실현된 예도 있으며, 아직 진행 중 인 것도 있다. 당시 빠지지 않는 항목 중 하나가 인간의 두뇌와 필적할 만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의 존재이다. 이들은 찬란한 미래의 상징으로 인간을 보조하는 존재로 얘기되고 있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1956년 처음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이후에 연구자들은 머지 않아 사람을 능가하는 컴퓨터의 출현을 예상했다. 1965년 인공지능 석학 허버트 사이먼(후에 노벨상을 수상한다)은 앞으로 20년 안에 기계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는 당시 인공지능의 기능 평가에 수학과제와 체스를 사용하였는데, 불과 수년간의 연구로 많은 발전을 이루게 되어 인공지능의 개발에 낙관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아서 인공지능을 제창한지 60년이 지난 상황에서 그들이 예상한 인공지능은 아직 나타나지 못한 상황이다.

 

  2011년 2월 16일 IBM이 만든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의 TV퀴즈쇼 <제오파디>에 출연하여 인간 챔피언 켄 제닝스와 브래드 러터를 상대로 겨루어 압승을 거두게 된다. 이 대결이 진행되는 동안 공정한 진행을 위하여 왓슨은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그래도 퀴즈쇼를 대비하기 위하여 2억여개의 인터넷 웹페이지를 분석하고, 이 자료를 4TB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두었다고 하니 사람 입장에서는 그다지 공정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최근의 인공지능 연구에서 눈에 띄는 발전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deep learning 이라는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코딩에 의존한 지능 발달이 단편적이고 제한적이라면, 지금은 빠른 시간에 거의 사람과 비슷한 지식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이 기술의 발달로 머지 않은 시간에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나타나는 지점(singularity라 불리우는)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공 지능의 출현은 우리에게 이득만을 안겨 줄 것인가? 2013년 옥스퍼드대학 연구자인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번이 발표한 '고용의 미래' 라는 논문에서, 그들은 702개의 직업을 대상으로 컴퓨터 대체 가능 확률을 이용하여 컴퓨터에게 일자리를 뺏길 취약성을 연구하였다. 그들은 머지 않은 미래에 독창성이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한 직업이 아닌 경우 컴퓨터에 의해 잠식될 것을 이야기 한다. 19세기의 산업혁명에서 작업의 단순화를 통하여 숙련노동을 대치하였고, 20세기의 정보혁명으로 중산층의 일자리를 잠식하였다면, 향후 또 다른 컴퓨터의 공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부디 인공지능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발전하기를. 새해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우리의 연구가 조금이라도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우리의 자식 세대에도 안정되고 안전한 생활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도 부디 우리 자식들에 대해서 고민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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