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학, 이것만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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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방사선의학의 미래(3) - 방사선과 우주의학한국원자력의학원 김희진, 김정영 공저2020-10-05

  여기 과학계를 대표하는 동물 마스코트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두 개의 파(派)가 있다. 바로 파블로프의 개로 대표되는 강아지(파)와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중심으로 하는 고양이(파)다. 생물학과 물리학의 아이콘인 두 동물의 인기투표가 열린다면 필자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한 표를 던지려 한다. - 한 때 필자는 강아지(파)에 몸 담았지만, 지금은 다섯 주인님을 모시고 사는 고양이(파) 조직원이다. -

 



< 과학계의 오랜 라이벌 조직, 강아지파와 고양이파 (사진 출처: 필자 스마트폰) >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증명하기 위해 1935년 에르빈 슈뢰딩거가 고안한 사고실험 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아이러니 하게도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고실험이 되었다. 대중에게 인기가 많았던 물리학자 중 한명인 리처드 파인만은 이런 말을 남겼다. ‘양자역학을 완벽히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불세출의 천재 물리학자도 인정한 난이도 최상의 학문인 양자역학은 원자나 분자 단위 이하의 미시세계를 주로 설명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일반적인 거시세계에서도 작용하며, 특히 상대성 이론과 함께 우주에서 일어나는 법칙들을 설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이론으로 꼽히고 있다.

  과학자들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이해하기위해 이론적으로 연구할 뿐 아니라 우주에 도달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스푸트니크 1호 발사를 시작으로 미국의 아폴로·보이저 프로젝트도 성공하면서 우주는 더 이상 망원경 속에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닌 실제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올해 5월 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소속 유인우주선이 발사되었다. - 올 4월에 주식을 사뒀어야 했다. - 우주선에 탑승한 나사(NASA) 소속 우주인 2명이 성공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장면을 본 전문가들은 우주개발 주도권이 국가가 아닌 민간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유인 화성탐사, 민간우주관광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우주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우주방사선과 무중력으로 인한 인체변화가 있는데, 이 때문에 우주의학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방사선의학의 미래’ 시리즈에서는 우주방사선과 우주의학, 우주의학 분야의 국내외 연구현황 그리고 방사선의학이 우주의학분야에 어떻게 활용 될 수 있는지 다뤄보려 한다.

 

 

 

  우주의학은 우주공간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에게 적용되는 의학의 한 분야로, 극한환경인 우주에서 장기 체류하는 우주인들과 우주비행사들의 검진, 예방, 건강관리, 진료 등 모든 측면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1)

  우주의학은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역사를 가진 분야이다. 2차 대전 이후 페이퍼클립 작전의 일환으로 미국에 망명한 나치 소속 생리학자이자 의사였던 위베르투스 스트럭홀트가 우주의학의 개념과 용어를 처음 정립했다고 한다. 그는 1948년 텍사스 주 렌돌프 공군 기지에 있는 항공의학 학교에 유일한 우주의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초기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착용했던 압력복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1950년에 항공우주의학회 소속 우주의학연구회를 공동 창립하는 등 우주의학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2)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Brooks AFB의 항공우주 의학 도서관은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지만, 다하우 강제수용소의 포로들을 고문하고 살해한 의학실험에 가담한 혐의로 뉘른베르그 전쟁 범죄 재판소에서 발표한 문건에 이름이 올라 도서관 이름이 변경 되는 등 말년에 죗값을 치루게 되었다.

 

 

 

  우주기술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민간기업도 우주발사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건설업체 오바야시구미는 2050년까지 상공 96,000km에 이르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우주탐험에는 우주환경과 우주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가장 고려해야 할 요인은 우주방사선과 무중력이다.

 

우주방사선 우주방사선은 태양과 태양계 시스템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전리방사선이다. 지구의 대기와 자계가 우주방사선을 차폐하는 역할을 하여 대기 중에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비행고도 및 우주환경에서는 상당량의 방사선에 노출되게 된다.

  우주방사선은 크게 1차, 2차 우주방사선으로 나눠진다. 1차 우주방사선은 우주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선으로 주로 양성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밖에 헬륨, 리튬, 베릴륨, 붕소 등 가벼운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2차 우주방사선은 1차 우주방사선이 대기권으로 진입 할 때 대기의 원자핵과 충돌하여 만들어지는 다수의 방사선을 의미한다.

 



< (좌)우주방사선의 유입 빛 지구 자계 분포3), (우)1차 우주방사선 및 2차 우주방사선 기전 및 종류4) >

 

  실제 우주환경에서 생활 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우주방사선은 주로 1차 우주방사선이며 약 109eV(1GeV) ~ 1020eV(108TeV)에너지 범위를 가진다. 우주방사선은 일반 방사선과 마찬가지로 전리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우주인과 및 우주에서 활용하는 장비에 유해하게 작용될 수 있으며 에너지가 높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차폐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제로 화성탐사선 Curiosity에 탑재된 장비로 300일 간의 지구-화성 탐사기간 동안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측정했는데, 1년 간 지구에서 노출되는 자연방사선의 약 300배인 0.66sV로 나타났다.5)

  이런 우주방사선의 영향으로 우주인들은 지구에서 생활 할 때보다 방사선 피폭을 많이 받으며, 이는 DNA 파괴, 급격한 싸이토카인 반응, 암 발생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우주인의 방사선피폭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NASA에서는 저지구궤도(Low earth orbit, LEO) 방사선피폭한도를 방사선작업종사자 연간선량한도와 같은 50mSv/yr로 규정하고 있으며, 우주인들의 직업피폭한도를 성별과 연령에 따라 제한해두었다.6)

 

 

< 우주인들의 직업피폭한도 및 우주방사선 피폭 사례7) >

 

 무중력 우주환경은 미소중력(microgravity) 혹은 무중력상태로, 인간이 장기간 우주에 체류할 때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친다. 먼저 인간의 생리시스템 및 운동능력에 변화가 일어난다. 대표적으로 무중력상태에서 발생하는 건강문제는 우주적응증후군(SAS: Space Adaptation Syndrome)으로 구토, 두통, 현기증, 불안감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며 우주비행사의 45%이상이 이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또한 무중력상태에서는 관절연골에 하중이 발생하지 않아 관절이 약화되며, 근육과 뼈의 칼슘 및 미네랄은 한 달에 1.5%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내 혈액은 이동속도가 감소하고 혈관 판막으로 인해 혈액이 상체에 집중되어 혈압상승 및 부종의 원인이 된다. 2012년 영국 데일리그래프지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6개월 간 체류한 미국 우주인 9명과 러시아 우주인 1명의 근육세포를 검사한 결과 종아리 운동능력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8) 이 밖에 적혈구 생산 감소, 면역체계 약화, 균형성장 방해, 수면방해 등이 무중력상태에서 발생하는 인체생리 시스템 교란현상들이다.

  현재 무중력상태에서 발생하는 생체영향과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프랑스 보르도대학에서는 우주에서 할 수 있는 수술법을 개발하기 위해 가상으로 만든 무중력환경에서 팔에 있는 지방 낭종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9)

 



< 우주에서 운동하고 있는 우주인들 (좌)유럽우주국 (우)미국항공우주국> 

 

  우주의사는 우주인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한다. - 더불어 우주로 나가기 위해 우주인들과 똑같은 우주적응 훈련과 비행훈련도 받아야 한다! - 2017년 나사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10일 이상 행성탐사임무를 수행할 경우 우주의사가 탐험대 일원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한다10). 우주인들이 우주에 체류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우주의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주관광이 보편화된 시대에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우주외과, 우주내과, 우주방사선종양학과, 우주핵의학과 등 무수히 많은 우주의학 전공이 생길지도 모른다.

  먼 미래의 일로만 느껴지던 우주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여러 선진국들도 앞 다퉈서 우주시대 개척을 준비하고 있지만 우주의학은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다음 회에서는 우주의학을 보다 면밀히 파헤쳐 보려 한다.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1) Pool SL, Davis JR, Space medicine roots: a historical perspective for the current direction, Aviat Space Environ Med 2007; 78:A3-4
2)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Space_medicine
3) Nicolas Foray, Biological effects of space radiation on human cells: History, advances and outcome, Journal of Radiation Research, 2011, 52(1): 126-146
4) 원자력지식정보관문국, web.archive.org/web/20160612124216/https://www.atomic.or.kr
5) Donald M, Hassler, Mars’ surface radiation environment measured with mars science laboratory’s curiosity rover, Science, 2014, 343(6169): 1244797
6) Space Faring The Radiation Challenge, NASA, 2008
7) P.D. Hodkinson et al, An overview of space medicine, British Journal of Anaesthesia, 2017, 119(S1):i143-i153
8) 무중력에선 신체리듬도 달라진다, The science times, 2014
9) Doctors hail first operation on a human in zero gravity, The Telegraph, 2006
10) Antonsen E, Bayuse T, Blue R et al, Evidence Report: Risk of Adverse Health Outcomes performance Decrements in Performance due to In-Flight Medical Conditions. Houston: NASA Human Research Programme repor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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