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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방사선종양학교실 이석 교수 - 암환자 진단·치료 예후 예측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 연구
환자 생존율 및 치료율 높이는 처방분석 기술 개발이 목표

    고려대 방사선종양학교실 이석 교수 - 암환자 진단·치료 예후 예측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 연구
    환자 생존율 및 치료율 높이는 처방분석 기술 개발이 목표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 연구는 사회 전반에서 열풍처럼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들 중에는 혁신적인 결과가 기대되는 연구도 적지 않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교실 이석 교수팀이 개발 중인 ‘차세대 인공지능 기반의 방사선치료계획 추천 시스템’ 역시 학계가 주목하는 의료인공지능 중 하나다. “의료인공지능은 디시전 메이킹(Decision Making)을 어시스트하고 서포트하는 디바이스 즉, 디시전 메이킹 서포트”라고 강조하는 이석 교수는 “우리 연구팀에서 수행 중인 인공지능 연구들은 암 환자의 생존율 및 치료율을 높이고, 방사선치료에서 발생 되는 각종 부작용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결정’의 도구”이라고 말한다.

▶ 방사선치료계획 수립의 목적은 종양 제거와 삶의 질 향상

  많은 사람들이 암 치료에 있어서 방사선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인체 정상조직 손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구토, 탈모 등 여러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많다. 이러한 이유에서 주변 장기 및 정상조직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기술뿐만 아니라 방사선량과 조사시간, 선량분포, 치료방향 등을 수립하는 ‘치료계획’ (‘방사선치료계획’) 역시 매우 중요하다.

  “방사선치료계획 수립의 목적은 종양에 정확한 처방선량을 전달하는 것에 있지만, 방사선치료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 효과 감소와 환자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도 있다”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교실 이석 교수는 “방사선치료부작용 조건을 고려하여 방사선치료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정상조직 특히 방사선 민감 장기에는 최소한 방사선량을 주면서 종양에는 최대선량을 주기 위한 방법을 찾는 역할을 20여년 간 진행해 왔다”고 말한다.

  방사선치료는 1895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지만, 현대적인 의미에서 방사선치료는 1950년대 선형가속기가 발명되고서부터다. 60년이 넘은 방사선 치료의 역사는 방대한 데이터로 남겨져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무수히 많은 치료계획 자료와 치료결과를 바탕으로 암조직과 정상조직의 경계를 정확하게 컨트롤할 수 있으면 정상조직에 대한 피해를 그만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석 교수는 의료인공지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석 교수

▶ 암 환자의 진단·치료 예후를 예측하기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찾아 나서다!

  방사선종양학 전문의가 진단과 처방 선량을 내리면 의학물리학자는 환자 영상을 기반으로 실제 환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는 방사선량을 계산한다. 평소 암 환자의 진단·치료 예후 예측에 관심이 컸다는 이석 교수는 “환자별로 최적화된 치료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선량계산보다 먼저 ‘종양과 방사선 민감 장기 설정’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며 “방사선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거의 모든 과정이 지식과 경험이 기반이 되는데,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 이외에 보다 정확하게 종양을 포함한 장기 설정을 할 수 있는 기술, 방사선량 최적화 단계에서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등이 공유된다면 환자의 치료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석 교수가 6년 전부터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석 교수는 “우리 연구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각 예후인자가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분석할 수 있는 변수 중요도(Feature Importance) 분석기술을 통해 어떤 예후 인자가 개별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예측분석(Predictive Analytics)을 넘어 처방분석(Prescriptive Analytics) 기반으로 암 환자 예후를 예측하여 최적의 치료계획에 대해 제안해 주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텍스트, 영상, 이미지, 보이스 등 의료빅데이터에 들어가는 콘텐츠의 유형에 따라 응용기술이 달라진다. 이와 함께 수집된 데이터를 정리하는 기술,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통한 분석기술, 그리고 분석결과를 검증 및 확인(validation)해야 하는 기술도 인공지능에 포함된다. “인공지능의 모든 소스는 영상과 영상이 아닌 분야로 구분된다”는 이석 교수는 비영상분야 인공지능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의학물리학자는 임상적 니즈를 이해하고 최적의 치료효과를 낼 수 있도록 브릿지 역할을 해 준다”는 이석 교수는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들이 여러 치료계획 중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계획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병원정보시스템(HIS) 내에 있는 전자기록 정보들과 메타분석(Meta-analysis)으로 출판되어있는 텍스트 데이터들 역시 의료빅데이터”라는 이석 교수는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딥러닝, 머신러닝이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 연구의 기류에 따라 딥러닝·머신러닝연구부터 시작했던 이석 연구팀은 1~2년 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데이터마이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텍스트마이닝’, ‘그래픽마이닝’ 기반의 빅데이터 정제를 통해 데이터 활용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이석 교수는 ‘데이터마이닝을 이용한 방사선 치료 계획의 검증 방법’, ‘방사선 치료 예측 방법 및 장치’, ‘암 치료 예측결과 제공 방법 및 시스템’, ‘의료진 의사 결정 지원 방법 및 시스템’ 관련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또 가장 최근에는 ‘치료 예측결과 및 근거 자료 일괄 제공 방법 및 시스템’과 ‘인공 지능망 기반 치료 예측 결과 제공 방법 및 시스템’ 관련 국내특허등록과 PCT 출원을 추가한 바 있다.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한지 3년 만에 이례적으로 연구재단으로부터 ‘빅 데이터 기반의 암 환자 맞춤형 방사선치료계획 예측솔루션 개발’ 과제를 수탁받은 이석 연구팀은 3년 간의 과제 수행을 통해 인공지능기업 코난테크놀로지와 진행한 ‘폐암 환자 방사선치료 부작용 및 결과 예측에 인공지능을 활용’ 연구결과를 지난 5월 발표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와 과학·기술·의학출판사 InTechOpen의 ‘Artificial Intelligence - Scope and Limitations’ 책에 ‘Prediction of Cancer Patient Outcomes Based on Artificial Intelligence’ 챕터로 실렸다.

이석 교수

▶ 방사선치료계획 수립 및 검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지원 지원 시스템

  이석 교수가 코난테크놀로지와 협업을 통해 진행한 ‘암 환자 치료 부작용 및 결과 예측에 인공지능을 활용’ 연구는 방사선 치료요법 분야 암 환자 치료 인공지능 예측을 위해 데이터수집, 빅데이터처리, 임상문헌의 데이터마이닝과 예측모델링이 사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코난테크놀로지는 자사의 비정형데이터 분석솔루션인 ‘Konan Analytics 4’로 방사선 치료관련 논문 및 폐암 부작용 논문 등 의학논문, 병원정보시스템(HIS), 방사선 치료계획 등 데이터를 시맨틱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인공지능의 머신러닝을 위한 학습데이터셋으로 구조화하여 부작용 영향인자 속성을 추출하였으며, 비정형데이터 또한 예측모델과 결과분석에 활용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인자별 치료방법에 따른 부작용 예측 모델을 구현하였다. 이로서 방사선 선량 결정이나 치료 일정 수립, 항암화학 요법 병행 치료 여부 결정 등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데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이석 교수 연구팀에는 비정형데이터 정형화 및 머신러닝을 통한 예측솔루션 개발팀((주)코난테크놀로지), 솔루션을 검증할 병원팀(KUMPLab(주은빈, 김광현, 장경환, 심장보, 유현서), 경기대 수학과 C&S Lab(박천건, 김민석)), HIS 연동기술 팀((주)에이씨케이) 및 딥러닝 기업 등이 컨소시엄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지적재산권부터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위해 고려대학교의료원 산학협력단, 한국지식재산전략원, 변리사,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등과 일부 컨설팅을 받았고, 단계별 신청 예정이다. “정확한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보다 확률 높은 치료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병원정보시스템(HIS)의 전자차트기록을 수집, 데이터화할 수 있는 ‘데이터의 자동 연동기술’이 필요했다”는 이석 교수는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데이터 마이닝 전문기술 파트너뿐만 아니라 연동기술 전문기업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의학물리학자 이석 교수

이석 교수

  대한방사선수술물리연구회 회장, 대한방사선수술학회 부회장, 사단법인 한국의학물리학회 학술이사를 맡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가표준 전문위원(IEC/TC 62/SC C Expert Committee member)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석교수는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통한 빅데이터 확보’, ‘인공지능을 이용한 개발 예후 인자의 중요성 분석’, ‘처방분석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인공지능 기반 암 예후 예측’ 등에 관심을 높이며 관련 분야에서 연구영역을 넓혀왔다.

  이미 오래전부터 융합연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는 이석 교수는 휴일 틈틈이 인공지능, 자동화 관련 전시회를 참관한다고 한다. “산업과 산업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응용기술의 경계도 없어지는 최근의 연구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시각을 갖추고 다양한 시도를 해 봐야 한다”는 이석 교수는 “사무자동화,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이슈가 있는 행사장에 찾아가보면 솔루션 개발이나 기술을 구현할 전문기업, 의료빅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의학물리학자로서 학술연구 측면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석 교수는 경진대회를 통해서도 놀라운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 교수는 2018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18)에서 주최한 ‘국제인공지능 융합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가해 (사)한국인공지능협회장상을 수상한 이력이 가장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이 대회에서 이석 교수팀은 ‘암 환자 진단 및 치료 예후 예측을 위한 AI-RT-PACS’를 주제로 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전에 최적화된 암 치료 방법을 예측하기 위해 기존에 방사선 종양학과에서 치료계획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RT-PACS 시스템에 암 환자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AI솔루션을 탑재한 융복합 AI-RT-PACS를 제안했다.

▶ 의료인공지능 연구의 마지막 단계는 ‘처방분석’

  “인공지능의 가장 큰 맹점은 ‘블랙박스(Black Box Problem)’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석 교수는 초창기 인공지능 연구는 입력 데이터(input data) 입력 후 ‘결과’만 보기 때문에 어떤 과정으로 결과값을 얻는지 알 수 없다며 “최근에는 예측 과정을 분석하는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어서 보다 신뢰도 높은 예측 값을 산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최근 이석 교수팀이 인공지능 연구에서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처방분석’이다.

  “예측한 내용을 데이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암 환자의 진단·치료를 예후 예측하는 ‘처방분석’은 의료인공지능 분야에서 의미 있는 솔루션”이라고 이석 교수는 말한다. 현재 이석 교수는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관련 주제로 2020년도 국책 연구과제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인공지능 기반의 처방분석 솔루션 연구”라고 말하는 이석 교수는 “암 환자의 환자 생존율 및 치료율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사선치료계획 수립과 인공지능을 연계한 연구를 위해 10년 플랜을 수립했는데, 이제 3년이 지났다”며 “앞으로는 의료인공지능 연구 분야 중 하나인 ‘처방분석’ 솔루션을 만드는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이석교수는 Evidence Based의 결과를 만드는 연구를 확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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