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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서울대학병원 김의태교수님- 뇌질환 조기진단과 치료효과 예측의 밑거름, ‘약물영상학’ 연구의 권위자 김의태 교수를 만나다

    분당서울대학병원 김의태교수님- 뇌질환 조기진단과 치료효과 예측의 밑거름, ‘약물영상학’ 연구의 권위자 김의태 교수를 만나다

PET, CT, MRI 등으로부터 인체 장기의 기능적 영상을 얻는 분자영상학은 핵의학뿐만 아니라 유전학, 약학, 의공학, 영상의학, 임상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정신의학에서도 분자영상학을 접목한 약물영상학(Pharmaco-Imaging)을 기반으로 질병의 조기진단과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분당서울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를 주축으로 ‘약물영상학을 이용한 뇌 기능의 변화와 병태생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정신질환자를 위한 신약개발과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한 유용한 툴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 의료계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 약물영상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정신의학

분자영상기술은 정신의학과 접목되면서 약물영상학(Pharmaco-Imaging)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냈다. “분자영상학은 정신질환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툴이 된다”고 말하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는 “정신질환의 증상은 뇌의 구조적인 변화가 아니라 뇌의 기능적 변화가 선행되기 때문에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신경화학적 변화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뇌에서 신경화학적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분자영상기술은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한다.

정신의학에 분자영상이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로 해외 몇몇 대형 메디컬센터들이 해당 연구를 주도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정신의학분야의 약물영상학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한 시점은 김의태 교수가 동 분야에 집중하면서부터다. 우리나라는 늦은 출발이었음에 불구하고 선도국가 전문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해외무대에서 세계적인 석학들과 긴밀하게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김의태 교수의 열정과 약물영상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핵의학과 분자영상학 분야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연구 초기 국내 의료계에서는 약물영상학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이 부족해 국제약물학회, 국제조현병학회 등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임상적인 아이디어와 부족한 응용기술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 김의태 교수는 “가시적인 연구 성과가 나오고 국내에서도 약물영상학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관련분야 전문가들도 약물영상학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국내 협업연구도 자연스레 확대되었다”고 말한다.

▶ 융합의학을 연구하며 다학제를 실천해 온 전문의

김의태 교수는 여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는 다른 길을 걸으며 융합의학을 실천해 왔다. 의과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서 ‘임상약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병원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수련을 받았으며 ‘분자영상학을 이용한 약물연구’로 학위를 받았다. 또 영국에서는 PET 등 분자영상분야에서 연수를 받았으며, 우리나라에 ‘약물영상학(Pharmaco-Imaging)’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본격적으로 알린 인물이다.

김 교수의 연구분야는 약물영상학을 통해 ‘약물의 변화를 뇌에서 측정하는 연구’와 ‘정신질환의 병태생리 연구’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약물로 인한 뇌의 상태 변화를 측정하는 연구에서는 약물의 뇌 분포와 점유율 변화로 약물의 농도변화를 평가한다. 또 병태생리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인 조현병에 대한 약물의 작용을 탐구함으로써 조현병의 발병원인과 진행과정을 연구한다. ‘정신질환자들이 건강한 사회생활을 하도록 돕고 싶다’는 김 교수는 두 연구를 통해 얻어진 성과는 환자들의 적정약물치료에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되며, 환자 개개인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맞춤치료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신약개발에 있어서도 유용한 툴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현병을 푸는 열쇠, 약물영상학에서 찾는다

조현병의 유병율은 전세계 인구의 1%로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의 나이에 발병한다. 문화적, 지리적 차이 없이 일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50만 명의 조현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현병과 같인 뇌 질환은 초기 증상이 약하기 때문에 기존에 뇌를 평가했던 MRI, CT 등으로는 알 수 없으며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고 말하는 김의태 교수는 “임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뚜렷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뇌에서는 많은 신경화학적 변화와 뇌의 기능적 변화도 일어난 상태”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인 부정인식으로 병원 방문을 꺼리거나 무지(無知)에서 오는 그릇된 종교 신앙 역시 조현병 치료시기를 늦추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다행이도 최근 들어 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조현병 환자의 95%는 약물치료를 통해 아무런 문제없이 일반인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것에 편견을 가져선 안된다”고 말하는 김의태 교수는 “다만 ‘조현병 환자’라는 부정적인 낙인 때문에 환자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확한 평가시스템을 통해 환자를 평가함으로써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들을 진단오류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뇌질환에 대한 약물영상학 연구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치매(알츠하이머) 조기진단에 분자영상학을 응용한 ‘아밀로이드 PET’ 스캔 검사로 이 진단기술은 FDA 허가가 완료된 상태이다. “치매와 조현병은 관심을 가지는 뇌의 신경화학적 변화는 다르지만 평가하는 방법적인 면에서는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김의태 교수는 이러한 진단 및 치료기술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보다 정확성을 높이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뇌질환 등 정신질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병은 평소에 보이지 않던 이상행동으로 처음 나타나곤 한다. 이러한 환자의 이상행동은 가족 간의 다툼과 갈등을 만들고, 점점 고립된 환자는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인해 환청과 환시, 망상 등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반복되어 질병이 진행되곤 하여 평소에 보이지 않던 행동을 하거나 변해가는 느낌을 호소할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의 연령대에 많이 발병되는 조현병은 유전병은 아니지만 사회적·신체적 스트레스 등에 취약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병율이 높다.

“10대·20대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사회와 가정 곳곳에 만연된 각종 스트레스에 방치되어 있다”고 말하는 김의태 교수는 “조현병의 예방차원에서 이들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정신건강을 잘 챙기고 뇌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사회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정신질환은 누구나 앓을 수 있다며 지금 자신이 정신 건강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면 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스스로 해결을 할 수 없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학제 연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창구가 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김의태 교수는 ‘다학제 융합연구’를 몸소 실천해 왔다. 특히 해외 신경정신과 전문의, 임상전문가, 약리학전문가 등과 긴밀하게 교류해 온 김 교수는 다학제 연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김 교수는 뇌의 영역과 발달 과정 등을 알기 위한 인문학적인 접근방식과 뇌의 작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공학, 약물에 대한 반응을 목소리로 평가하기 위한 언어학, 약물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임상약리학 등 여러 학문과 교류를 통해 뇌 질환으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할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분자영상학을 이용해 의학연구를 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몇 개국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의태 교수는 “우리나라가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핵의학과 분자영상학 인프라를 정신의학에 접목시켜 연구 영역을 넓힌다면 우리나라는 핵의학뿐만 아니라 정신의학분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김 교수는 양질의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계획과 명확한 성장프레임이 만들어져야 하며, 그 속에서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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