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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성동위원소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구축사업단 유국현 단장

    방사성동위원소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구축사업단 유국현 단장

식물을 자라게 하는 여러 원소와 양분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최소량 이하이면 식물은 자랄 수 없다. 이것이 독일 화학자 리비히(Liebig)가 발견한 ‘최소량의 법칙’이다. 최소량의 법칙은 비단 식물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도 적용된다. 방사성동위원소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구축사업단 유국현 단장은 “제아무리 최신의 시설과 고가의 연구 장비가 있더라도 ‘전문 인력과 신뢰성’을 기준이상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신약개발 지원 연구 인프라가 성공적으로 구축되고 국제적으로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진시장에서 인정하는 전문인력 확보와 신뢰성 구축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최소량의 법칙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Q새로운 것을 만드는 플랫폼이 아닌, 모든 것을 통하게 만드는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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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의학원은 2014년 3월 ‘방사성동위원소이용 신개념치료기술개발 플랫폼구축사업단(이하 플랫폼사업단)’을 발족하고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반 및 신약개발 지원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기술 연구개발과 연구지원 플랫폼이 본격화되면, 암 환자 생존율 향상과 치료기간 단축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국가 신약개발 연구역량 강화 및 효율성 제고, 글로벌시장을 선도할 연구지원 플랫폼 확보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랫폼사업단은 ’18년 6월 사업완료를 목표로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의 방사성의약품 개발 복합연구센터 건립을 진행 중이다. 이 복합연구센터에는 방사선 관리구역, 방사성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인증, 임상시험관리기준(GCP) 관리, 소동물 영상센터,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생체 내 움직임(ADME : 흡수, 분포, 대사, 배출) 관련 연구 및 PK 분석센터 등 특수시설 인증과 허가에 관한 업무들도 수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플랫폼사업단은 이를 위해 초감도가속질량분석기(AMS) 등 최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신개념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반구축,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신약후보물질 검증 파이프라인 구축으로 제약산업 발전기반 마련,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신약개발 전국네트워크 구축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Q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약개발 연구 인프라 확보는 세계시장 선점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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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약개발은 최첨단 방사선 융합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로 신약개발 과정 중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전문적 인프라 부족과 높은 규제의 장벽으로 인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임상시험위탁연구(CRO)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약 20%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인력과 인프라 부족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하는 플랫폼사업단 유국현 단장은 “이와 더불어 최근 보다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국제 경쟁력을 갖춘 CRO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우리 사업단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약개발 전문 연구지원기관으로 많은 국내 CRO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맞설 수 있는 국제적 CRO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보탬이 되고자 하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국현 단장은 “현재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시설을 짓기 위한 설계가 마무리되어 건설공사를 준비 중에 있다”며 “플랫폼이 완성되면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시설이용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분야 전문가들과의 유기적인 네트워킹을 촉진시킬 수 있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국제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Q신약개발, 국제적인 위상 확보하려면 신뢰성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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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국현 플랫폼사업단장이 방사선화학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30여 년 전 독일 유학 중 우연히 PET 화학연구실에서 박사과정 학생을 구하는 게시물을 보면서부터였다. 운명처럼 이끌린 인연으로 연구실을 찾은 유 단장은 이후 최첨단의료진단 기술에 대한 방사화학 연구의 길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 지속적으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화학 연구를 했던 유 단장은 연구 1세대로, 당시 열악했던 국내 연구 환경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방사선이라는 막연한 불안감과 싸워야 했고, 다음에는 열악한 연구환경과 싸워야 했다. 분야적인 특성상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및 취급시설이 있는 병원이나 연구소에서만 연구를 할 수 있어서 물리적 제약이 많았다”는 유 단장은 “고가의 분석 장비를 구하지 못해 연구가 막혔던 경험도 많아 대학에서 연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 때문에 병원이나 연구소 등과 산·학·연으로 공동연구를 수행해야 하는 필수적인 분야”라고 덧붙였다.
유국현 단장은 아무리 좋은 장비와 시설, 그리고 연구 인프라가 있더라도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한다. “특히 신약개발과 같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연구개발은 국제적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며, 신뢰성 있는 기관을 만들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유국현 단장은 “노동력을 앞세워 경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첨단장비와 이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 그리고 연구스킬과 신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수한 시설과 앞선 설비투자는 연구자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며, 젊은 인재들을 신약 연구개발분야로 이끌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인재들이 활발한 연구 활동과 첨단 장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시설, 장비, 전문 인력이 확보된다면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개발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여기에 더해 연구기관의 신뢰성만 확보된다면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세계의 모든 신약개발 연구는 한국에서 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 유 단장의 견해다.

Q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사회에 쓰이는 연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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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많은 결과를 쏟아낸다. 그러나 그중 상당수는 연구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미래를 위한 연구가 연구로만 그치지 않고 산업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트랜디션한 연구가 많아져야 한다. 유국현 플랫폼구축사업단장은 “우리는 제약회사의 신약개발을 돕지만 결국 이는 우리 국민, 우리 국가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며 “이러한 이유에서 자긍심을 갖고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사회적으로, 산업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국현 단장은 앞으로 사업단 종료 후에도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자신이 참여한 연구를 비롯해 우수하지만 세상밖에서 빛을 보지 못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사회나 산업에 귀하게 쓰일 수 있도록 응용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연구1세대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끝으로 그는 ‘산다는 것 자체가 변화’라며 변화와 혁신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연구자들이 더욱 많아져 우리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치료기술 개발 연구가 더욱 활발해 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 박준연

    연구가 연구로만 그치지 않고 사람과 미래를 위한 연구가 되야한다는 좋은말씀 잘 들었습니다.

    2015-10-12 08: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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