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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 - ‘서울의료원’다운 문화를 만들어 간다!
 환자·주민·의료진 모두가 행복한 병원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 - ‘서울의료원’다운 문화를 만들어 간다!
    환자·주민·의료진 모두가 행복한 병원

  우리는 ‘위기’가 닥쳐야만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서울의료원도 이중 하나다. 평소에는 여느 공공병원과 같이 종합병원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메르스’와 같은 국가적 위기에서는 즉각적이고 신뢰감 높은 대응으로 존재감을 여실히 나타낸다. 그러면서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 등을 병원운영에 녹여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서울의료원’다운 병원문화를 만들어가는 김민기 의료원장을 만나 환자와 의료진, 나아가 주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병원의 가치와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 뿌리 깊은 역사, 위기에 강한 공공병원,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 사진

  서울시 공공의료 서비스의 큰 축을 담당하는 서울의료원은 1977년 서울특별시 시립강남병원으로 개원해 2004년 ‘서울의료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강남구 삼성동시대를 마감하고 2011년 중랑구 신내동에 병원을 신축, 이전한 서울의료원은 효시를 1911년 개원한 순화병원에 두고 있으며, 108년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변화를 겪으며 위기에 대한 대응력도 키워왔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안심병동’ 서비스를 자체 개발하고 안착시키는데 성공했으며, 2015년에는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위기를 막아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함께 서울의료원은 서울시의 동부·북부·서남병원을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의료원 본원과 강남분원을 연계하여 서울 전역을 아우르는 공공의료 네트워크를 확립해 가고 있다.

 

▶ 공공병원답게, 서울의료원의 선도적 행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65세 이상 고령 환자나 취약계층 환자들이 많이 찾는 병원의 특성을 고려해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했다”는 서울의료원 김민기 의료원장은 “이에 의료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TFT를 조직하고, 1년여의 고생끝에 서비스의 설계와 인큐베이팅을 마치고 현장에 도입시켜 완성 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원조모델인 환자안심병원 서비스로 현재 서울의료원 전 병상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보건복지부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이름 바뀌어 전국으로 보급되고 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민간 간병인이나 가족 보호자가 아니라 병원 측 정규 간호진이 입원 환자가 필요로 하는 간호는 물론 간병 서비스까지 24시간 도맡아 해주는 사업으로 서울의료원은 2016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선도병원으로도 지정되었다. 김민기 의료원장은 “환자들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으며 국가정책으로도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특히 서울의료원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매뉴얼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위기로 불리던 메르스 사태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메르스 발생 직후 국내 병원에서는 유래가 없었던 전염병에 대한 대응력이 없어 혼란스러운 상태였다”고 회상하는 김민기 의료원장은 “우리 병원은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병원방문에서부터 환자분류, 치료까지 모든 절차를 매뉴얼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일반 환자와 의심환자를 어떻게 구분하고 체온은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 또 의심환자들의 이동 동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정리한 시스템매뉴얼을 제작 즉각 의료진에게 배포하는 것을 물론이고, 병원안팎으로 이러한 매뉴얼을 홍보해 모든 방문객 및 환자들이 알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이 시스템 매뉴얼 덕분에 서울의료원은 일반 환자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메르스 확진 및 의심 환자를 치료해낸 병원이 되었고, 그 결과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이처럼 빠르게 매뉴얼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가 큰 역할을 해냈다. 오래전부터 환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해 오던 서울의료원은 알기 쉬운 안내판에서부터 환자 및 의료진의 동선 연구, 환자와 의료진간의 소통을 원활히 해 줄 수 있는 진료커뮤니케이션 등을 환자의 관점과 의료진의 입장을 고려해 디자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병원 시스템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공공의료기관 최초로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환자들의 심리상태를 편안히 해줄 수 있는 다양한 물품과 디자인표지판, 의료관련 자료 등을 개발해 왔다. 이러한 소통과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왔기 때문에 신속하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는 최근 호스피스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교육자료 ‘담다’를 제작하며 다시 한 번 공감과 감동을 만들어 내고 있다. 1권은 환자·보호자 교육자료, 2권은 사전 의사결정 리스트, 3권은 나의 기록 노트로 구성된 이 교육 자료는 환자, 보호자, 치료진이 함께 상담하며 환자 임종 전 사전 의사결정 리스트 작성하고 환자와 보호자들이 평소에 나누기 어려웠던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쌓는 등 기록을 남기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교육자료 ‘담다’는 공감디자인을 통해 ‘서울의료원의 문화’를 표현한 대표적인 사례다.

 

김민기 원장 사진

▶ 지속성장 확대를 위한 경영전략

  “서울의료원이 가진 가치체계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공공병원의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우리 병원이 향후 5년, 10년 후 국가의 의료정책, 서울시의 실행계획을 실천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김민기 의료원장은 “보장성 강화는 정부의 몫이지만 환자와 소통하고 정책이 올바르게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의 공헌’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전략을 수행할 수단으로 서울의료원은 ‘시민건강연구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기존 공공병원에서 머무르던 기능에서 벗어나 주민의 삶과 생활 속 의료의 가치를 넓히고 주민의 건강한 삶을 연구하는 ‘시민건강연구소’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넓은 범위에서는 장비 및 시설투자로 고도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서울의료원의 지역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동부·북부·서남병원 등이 제2의 서울의료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수립, 이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약 파우치, 당료환자용 거울 등을 만들어 퇴원키트에 넣어주는 세심한 배려 역시 서울의료원이 추구하는 가치기반의 혁신이다.

 

  한편 서울의료원은 오랜 역사만큼이 축적된 방대한 의료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가 설립 이후 12년 여간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있으나 유의미한 결과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김민기 의료원장은 “우수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관련 학문을 확산시키기 위해 공공병원 최초로 종합의학학술지를 발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매년 발행되는 종합의학학술지 ‘JCMR(Journal of Comprehensive Medical Research)에는 기초의학, 임상의학, 보건환경 및 보건의료정책 등 3개 분야의 종합의학 연구 결과가 담긴다.

 

▶ 환자가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행복해야 한다.

김민기 원장 사진

  많은 병원들이 진료의 품질향상과 함께 앞서가는 의료서비스 제공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환자만족도 제고에 기여하며 병원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환자만을 위한 일방적 서비스전략은 의료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의료진 삶의 질 저하에도 영향을 줘 병원의 지속발전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시 말해 환자도 행복해야 하지만 병원이 돌아가게 하는 의료,간호,보건,행정등 전 분야의 직원들도 행복해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적 사고는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무너트리고 상호간의 균형적 성장·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게도 한다.

 

  “환자와 직원의 만족도는 그 병원의 문화가 된다”고 말하는 김민기 의료원장은 “공공기관은 주인이 없다”며 “환자의 다양한 의견이 아이디어로 수용되고 직원들이 병원 경영활동이나 복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더 나은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의료원은 실제 환자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편하게 쉴 수 있고 젊은 고객층의 센스에도 맞춘 로비인테리어와 야생화 가득한 정원 등을 꾸며 정서적 안정감까지 주는 병원을 만들고 있다.

 

  2012년 취임한 서울의료원 김민기 의료원장은 서울의료원 신경과 주임과장과 기획조정실장, 교육연구부장과 신축총괄부장, 의무부원장을 거쳐 의료원장에 올라왔으며, 올해로 8년째 병원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과 역경을 함께하며 직원들과 ‘전우애’가 생겼다”고 말하는 김민기 의료원장은 “앞으로도 직원들에게는 ‘나와 내 가족의 꿈을 실현하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또 환자와 주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한편 “우리 병원은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양 기관의 강점을 살려 적극적인 암질환 관련 협력관계를 이어왔다“고 말하는 김민기 의료원장은 “우리 병원을 찾는 암 환자들이 적기에 필요로 하는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내 한국원자력의학원의 협진체계와 연구협력이 향후 강화되길 바란다”며 “환자들이 이동거리만큼이나 방문 후 서비스 배려도 키워 마음의 거리를 줄이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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