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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방사선진흥협회 송명재 회장-  회원사 권익보호와 방사선 이용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진흥협회만의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

    한국방사선진흥협회 송명재 회장- 회원사 권익보호와 방사선 이용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진흥협회만의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

<전문> 최근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모두 백지화하고 기존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발표로 원자력 정책은 변화가 불가피해 졌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원자력을 주로 에너지 생산을 위한 발전분야에 이용해 온 반면, 비발전 분야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나 산업기반이 매우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돼 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카드로 비발전 즉, 방사선이용 기술발전 및 산업 진흥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한국방사선진흥협회 송명재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방사선 이용기술 현황과 의료 방사선을 비롯한 방사선융합기술의 성장잠재력과 시장가치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한국방사선진흥협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회는 국내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의 이용진흥과 안전증진을 통한 산업발전 도모를 위해 1985년 창립되었으며,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수출입요건확인’, ‘방사선장해방어 통신교육’, ‘방사성폐기물 수거‧운반’, ‘방사선작업종사자 피폭관리업무’ 등을 수행해 왔습니다. 2011년 3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국내에서는 방사선분야 진흥과 안전의 역할이 분리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2014년에 방사선기술의 산업화 촉진 등 방사선 이용진흥의 글로벌 리더 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한국방사선진흥협회’로 협회 명칭을 변경하고, 방사선 이용 산업 활성화 및 관련 진흥사업 확충 등 기관 성장과 함께 회원사 권익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 해 오고 있습니다.

▶ 지난 5월 신임 회장 선임 후 3개월여가 지났는데, 취임 후 어떤 변화가 있으셨는지요?

저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인사말을 통해 △회원사의 권익신장 활동 △국가 방사선 산업 발전을 위한 역할 수행 △ 경영시스템 도입과 조직문화 개선 등 세 가지 중점 과업을 추진하고자 공표한 바 있습니다. 먼저 협회의 가장 근본적인 임무이기도 한 회원사의 권익 신장 활동에 대해 방사선 산업 진흥을 위한 여러 활동을 수행하면서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듭니다. 이에 앞으로는 수시로 회원사의 애로사항을 수렴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적극 행동하고, 항상 회원사 편에서 함께 생각하고 공유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사선 이용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통해 회원사의 수익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방사선 이용 진흥과 연구기반 확충을 위한 발전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회는 방사선기술정보시스템 개발, 방사선 기술 인프라 구축 등 국가 방사선 산업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협회 내부적으로도 선진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여 협회의 산적한 난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방사선 산업진흥과 회원사 권익신장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성공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 최근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산업의 화두는 무엇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협회에서는 어떠한 사업을 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라 지난 6월,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정지 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국내 12기 원전의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상황임에 따라 원전의 안전한 해체를 위한 제염해체(방사성 오염물 제거 및 원전 해체)기술 분야가 원전사업화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월 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MOU를 체결하고 ‘원전해체 전문인력 양성’, ‘원전해체 정보 교류’, ‘원전해체 관련 기술 공동 연구’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선진 원전해체 전문가 양성뿐만 아니라 원전해체산업도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됩니다.

또한 방사선 기기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임을 고려하여 국내 방사선기기의 원천 기술력을 보호하고 글로벌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라북도 정읍시에 방사선기기 시험센터를 구축 중에 있습니다. 방사선기기 시험센터의 국내 설립은 기존에 해외에서 진행하던 방사선 기기 공인시험을 국내에서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앞선 효과들과 함께 해외로 유출되는 비용도 절감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의료방사선정도관리센터 구축에도 크게 기여하셨다고 들었는데, 이 센터가 향후 의료방사선 발전에 어떠한 역할을 할까요?

지난 4월, 정읍시 첨단과학산업단지 내에 의료방사선정도관리센터를 준공하였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연구기반확충사업 과제로 국내 의료방사선정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방사선 조사장치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의료방사선정도관리센터는 의료방사선량 표준화 및 선량보증 기반을 토대로 의료방사선 측정기 교정 서비스와 방사선 및 방사능 관련 고급전문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방사선 관련분야 연구개발 지원(새로운 치료프로토콜 선량 정확도 검증, 방사선 치료와 관련된 의약품 개발 지원 등)을 통해 국내 의료방사선 품질향상 및 선진화에 기여하여 우리나라가 의료방사선이 선진화 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최근 탈원전 바람이 거세지면서 방사선진흥계획에도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까 우려되는데 어떻습니까?

정부의 탈 원전 정책 추진으로 인해 원자력계에서 느끼고 있는 현실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정책이 방사선진흥계획 추진에 악영향만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방사선은 응용분야가 다양하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블루오션 기술입니다. 암의 발견과 치료, 신약개발 지원 등 의료적 활용으로부터, 생명공학, 농업, 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사업화에 성공한 분야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원자력 연구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중심으로 한 미래지향적 연구개발로 전환해 추진하겠다’며, 방사선기술 활용의 극대화에 대한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부에서 방사선이 블루오션 기술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 확대 계획에 편성한 만큼 협회를 비롯하여 방사선 분야 전문가들도 4차 산업혁명과 어우러지는 방사선이용기술을 개발한다면 충분한 기술적 성공과 사업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7차 방사선진흥포럼에서 국내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현황과 당면 과제에 대해도 논의된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활동이 방사성의약품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방사성의약품은 다양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방사성의약품에 관한 국민적 인식이 그다지 좋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용자 개인의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를 통해 밝혀냈듯 방사성의약품을 통한 피폭양은 상당히 낮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전문가뿐만 아니라, 언론사 기자님들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시는 방사선진흥포럼과 같은 정보 공유의 장은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인식개선의 전초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방사성의약품(신약 개발 등)에 관한 새로운 의견을 공유하여 보다 발전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특히 지난 포럼에는 정부 부처의 관계자께서 직접 패널로 참석해 관련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방사성의약품의 발전적인 방안 모색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 방사성의약품 연구는 활발한데 실제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방사성의약품의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는 신약개발의 과정은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임상시험에서의 실패확률이 높은 만큼 신약개발 자체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의약품 개발 시 임상시험에 돌입하면 30~40%이상 실패하기 때문에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게 그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국내 방사성의약품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는 이유에는 국내의 작은 시장 규모나 의약품 허가에 필요한 전문성 부족 등 국내 환경과 기업의 역량 등에 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난 제7차 진흥포럼에서 나온 의견과 같이 규제기관 관계자의 잦은 인사 발령, 정부의 연구비 지원 부족 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행되어 할 해결책이라고 한다면, 우선 규제기관에서 상용화 단계를 이끌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에 관한 전문가가 필요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상용화 가능성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방사성의약품 연구에 대해 정부의 아낌없는 투자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그동안 국내 수급이 어려웠던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가 탈 원전 정책으로 더욱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대책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2008년에 전 세계적으로 방사성동위원소의 수급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국내에서도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고 그 결과가 부산시 기장군에 20MWt급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하였죠. 이 연구용 원자로는 2017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지진 위해도 문제로 인허가가 보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방사성동위원소의 안정적인 수급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례로 앞서 말씀드린 전 세계적 방사성동위원소 수급 문제 때 국내 모든 병원에서 암 영상 진단이 일시 중단되기도 하였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기장군의 연구용 원자로 구축이 하루 빨리 정상 추진되어야 합니다. 기장군 원자로가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면 Tc-99m, I-125, I-131 등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자급자족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수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방사성의약품뿐만 아니라 방사선 이용 산업 전반에서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방사성의약품 이외에도 수익창출의 가능성이 분야가 있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방사선 산업에서 의학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의료기기를 포함한 방사선 기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수출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더 해 진다면 앞으로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 이슈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연관성이 높은 정밀의료 분야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되며, 새 정부의 치매 진단·치료 강조와도 맞물려서 치매 관련 방사성의약품 등도 계속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협회에서도 4차 산업혁명 및 일자리 창출과 연계될 수 있는 방사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의학원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 산업진흥을 위해서는 국내외 트렌드 변화 대응과 기술정보 공유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한 협회의 지원 사업이나 회원사 정보공유 및 소통을 위한 활동이 있으신지요?

방사선진흥포럼, 기업 CEO 간담회, 협의회 운영 등 직접적인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협업하여, 고경력 과학기술인 프로그램(ReSEAT)를 통해 최신 과학기술정보를 제공하여 회원(사)의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사선 영상진단 및 인공지능(미국과 일본 사례 중심), 해외의 방사선검출기 기술현황(신틸레이터 제작기술 중심), 방사선 비파괴검사기술 개발동향(최근 기술추세 중심) 등에 대한 자료를 회원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최신 기술 동향 등의 정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 활동의 일환으로 금년도 하반기에 ‘KARA -ReSEAT 프로그램 방사선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여 최신 과학기술정보를 직접 청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앞으로 진흥협회의 리더로서 ‘이것’만은 반드시 이루고 싶다는 비전과 목표가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또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협력할 사업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현재 우리 협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방사선기술정보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방사선 전 분야의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제공하는 방사선기술정보시스템 ‘방사선기술정보제공서비스(RATIS : RAdiation Technology Information System)’의 오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방사선 의학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의학원의 방사선 의학 웹진과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서로 연계하여 정보 공유 및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정보 수요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한국원자력의학원을 포함한 출연 연구소에서는 방사선기술의 기초 연구부터 실용화 연구까지 전반에 걸쳐 수행하며 많은 연구 성과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대부분 방사선 기업체의 영세함 때문에 사업화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이지만, 때로는 관련 기술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여 기술이전·사업화 성과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습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9월 15일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술보증기금과 공동으로 기술설명회를 개최하여 방사선기술 관심기업을 발굴하고, 연구소 보유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향후에도 방사선기술 연구성과들이 방사선 이용 기업체뿐만 아니라 타 산업으로도 확장이 될 수 있도록 협회와 의학원이 함께 주기적인 기술설명의 장을 마련하는 등 기술 활용 촉진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가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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