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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EA PACT Nelly Enwerem-Bromson 국장님 - 세계 사망원인 2위의 질병 ‘암’ 개도국 암 퇴치의 길은 관심과 참여뿐입니다.

    IAEA PACT Nelly Enwerem-Bromson 국장님 - 세계 사망원인 2위의 질병 ‘암’ 개도국 암 퇴치의 길은 관심과 참여뿐입니다.

지난 6월 19일 IAEA PACT(개도국암퇴치국)의 ‘Nelly Enwerem Bromson’ 총괄 책임자(이하 Nelly 국장)가 한국을 찾았다. 국내 유관기관 및 기업에 개도국 암 퇴치의 중요성과 PACT 활동을 알리고, 협력사업을 위한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는 Nelly 국장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암으로부터 쉽게 삶에 대한 희망을 빼앗기게 해서는 안된다”며 “개도국의 암 환자들이 의료사각지대에서 차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PACT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본고에서는 Nelly 국장을 만나 PACT의 중요성과 활동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한국에 방문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며, 어떠한 일정을 보내셨는지요?

이번 방문은 PACT(Programme of Action for Cancer Therapy)의 파트너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초청으로 이뤄졌습니다. PACT는 개도국의 암 진단 및 치료를 지원하고 개도국 암 관련 전문가를 교육•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이하 IAEA)의 사업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이번 기회에 PACT의 사업 목적과 활동에 대해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방문기간 동안 PACT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훈련을 받고 있는 연수생들을 격려하고, 우리와 뜻을 함께하며 개도국 지원사업에 참여할 한국 파트너를 찾기 위해 정부관계자, 유관기관, 민간기업들과 미팅을 가지며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특히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주최한 방사선의학포럼에 참석해 한국내 개도국 암 관련 지원활동을 하는 8개 기관들과 만나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상호간의 사업연계 및 시너지 창출 가능성, 그리고 IAEA 공동 협력사업 발굴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던 기회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PACT의 설립배경과 활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암은 전 세계 사망원인 2위로 2015년 한 해만 880만 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이 가운데 약 70%가 개도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암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약 2,9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보건의료 및 사회경제적 폐해가 막대합니다. IAEA가 2005년 개도국 암 퇴치에 기여하고자 PACT 사업국을 신설한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 있습니다.

그 동안 IAEA는 암 진단 및 치료기술 보급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과 지원사업을 펴 왔으나 암 발생률을 근본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조기진단에서부터 암에 대한 전주기적인 관리와 예방, 여러 가지 치료의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IAEA는 방사선의학 사업정책을 외부 국제기구 및 단체들의 보건의료정책과 연계 추진해 개도국 암 퇴치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PACT를 조직하게 된 것입니다.

PACT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 유럽방사선종양학회(ESTRO) 등 국제기구 및 단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암에 대한 예방 캠페인에서부터 백신개발, 조기진단, 암의 정확한 진단을 위한 핵의학검사, 방사선 치료까지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PACT은 IAEA 회원국의 ‘국가 암 관리 계획’ 등과 같은 정부정책 수립에도 자문역할을 해주며, 정책이행시 방사선분야는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조언과 기술지원도 함께 수행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PACT 사업을 총괄하는 국장으로서 사업의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을 총괄하며, 파트너 발굴과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IAEA에서 근무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IAEA에 근무하기 이전에 WHO에서 정책개발, 파트너십, 재원조달관으로 11년간 근무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제가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고, 조기에 발견한 탓에 성공적으로 치료하고 완치될 수 있었습니다. 제 몸 속에는 나이지리아와 포르투갈 두 나라의 피가 흐르고 있는데, 문득 제가 만약 나이지리아에 살고 있었더라면 이렇게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런 혜택에 감사하며 국제사회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암 관련 국제 지원활동을 많이 하는 IAEA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개도국의 암 환자 실태를 알게 되고 암 때문에 매년 수 백 만 명의 생명이 사라지는데 잘 알려 지지도 않았고 투자도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는가에 따라 의료서비스를 받고 못 받고, 또 삶의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적어도 생명에 관련된 부분에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PACT 활동에 더욱 열정을 쏟게 되었습니다. 이런 제 생각에 많은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유키야 아마노 IAEA 사무총장에게 감사를 느꼈습니다.

▶ 한국의 방사선의학 수준과 국제 지원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한국은 방사선의학 뿐만 아니라 산업과 경제 모두가 발전한 나라입니다. 특히 한 세대 내에서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했던 특별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 경험을 잘 살려서 지원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개도국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간차원에서의 지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수많은 문제를 각 국가별 단위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PACT 사업과 같은 국제지원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도를 높여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암 퇴치 사업이라고 하면 의료분야나 방사선기술에 대한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암 퇴치를 위한 지원영역은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개도국에서 암에 대한 검진, 질병 판별, 진단 등을 할 공간이나 전화기 등과 같은 사무기기가 필요합니다. 이밖에도 개도국에서 기술이나 정보부족으로 치료방법을 모르거나 판단이 어려울 때 사진영상 등을 통해 선진기술을 보유한 의사들에게 자문을 구할 수도 있는데 이 때 필요한 컴퓨터, 카메라, 휴대폰 등도 지원물자의 대상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개도국 의사들이 한국 등 선진국으로 의료기술을 배우러 올 때 항공편이 지원된다면 보다 많은 개도국 의사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원자력의학원에서 진행한 PACT 연수프로그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프로그램은 PACT와의 협력사업으로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개도국 의료진에게 방사선 치료기술을 전수하는 펠로우십 프로그램입니다. ’13년에 처음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베트남, 몽골, 스리랑카, 예맨 4개국 의료진 35명을 초청해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은 의료진은 자국의 암 진단 및 치료환경 기술 발전에 기여하게 되며, 특히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정확한 정보와 지식은 자국에 없는 새로운 장비를 도입할 경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연수프로그램을 비롯해 PACT 추진사업의 대부분은 기여금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기여금에 따라 사업규모도 달라집니다. 연수프로그램과 같이 개도국 암 퇴치에 크게 기여하는 사업 역시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많은 개도국의 의료진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예산이 확대된다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방사선종양학 의사, 의학물리 전문가, 방사선사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 이외에도 암 환자의 생활 및 식단관리, 집중 케어 등에 도움을 주는 종양 간호사를 양성할 수 있는 연수프로그램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또 지원국가도 기존 4개국을 비롯해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케냐, 엘살바도르, 미얀마, 피지 등으로 늘려 보다 많은 개도국의 암 퇴치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PACT 활동계획은 어떻습니까?

PACT가 개도국의 암 퇴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뜻을 펼치기 위해서는 많은 국가와 기관, 민간기업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합니다. 이러한 도움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회저명인사나 연예인 등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PACT의 활동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한편, 암 관련 콘서트나 문화•스포츠 행사, 이벤트 등을 기획해 일반인들의 관심과 참여분위기를 유발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개도국 암 관련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 한국수출입은행 등을 만나 PACT와 상호간에 협력사업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고, 고민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많은 기관,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발하게 교류하기를 희망하며, 한국이 개도국의 암 퇴치에 있어서 보다 다양한 활동에 임해주시고,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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