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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지영훈박사 - 안전한 방사선의학을 완성시키는 의학물리, 의학물리 발전에 기여해온 지영훈박사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지영훈박사 - 안전한 방사선의학을 완성시키는 의학물리, 의학물리 발전에 기여해온 지영훈박사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지영훈박사의 사무실엔 방사선량에 대한 조언에서부터 치료기기, 비임상시험, GLP까지 내외부의 방사선의학 관련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의학물리를 시작했다는 지영훈박사는 “의학물리는 안전한 방사선 치료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방사선 치료기기 개발이 활성화되는 만큼 의학물리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의학물리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방사선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영훈박사를 통해 의학물리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의학물리

방사선 치료기기는 고선량의 방사선을 암 부위에 집중적으로 조사해 암세포를 없앤다. 이때 방사선은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무색, 무취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오감으로는 느낄 수 없다. 이 때문에 방사선 치료기기가 정해진 양의 방사선을 조사하는지, 방사성물질로 인한 오염요소는 없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다. 최근 암 치료에 방사선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방사선 치료기기 및 방사성물질 관련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바로 의학물리사의 이야기이다.

“의학물리사는 방사선 치료기기 도입시 사양검토 및 성능점검에서부터 방사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사선 치료 계획 수립까지 방사선 치료를 위한 전반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소개하는 지영훈박사는 우리나라에 의학물리 개념이 도입된 지 50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영훈박사는 1982년 국내에서 세 번째로 의학물리학자의 길에 들어섰다.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의학물리학의 불모지였다”고 회상하는 지영훈박사는 교육기관은 고사하고 변변한 전문서적 조차 없어 해외서적 복사본에 의존해 의학물리를 공부했다.

물리학을 전공하면서 대학에서 몇 시간, 방사선에 관해 배운 것이 전부였던 지영훈박사는 “방사선에 대한 위험성만을 알고 있었던 터라 방사선에 대한 안전과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치료 시 환자를 사망케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밤잠도 설칠 정도였다”고 말한다. 방사선량 조사 기준이나 규정 등 모든 것이 미비했던 당시였기에 지영훈박사는 처음 의학물리업무를 담당한 후 수년 간은 밤 9시 이전에 퇴근해 본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의학물리를 먼저 시작한 두 명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가며 경험을 쌓고 DB를 구축해 의학물리의 토대를 닦아온 지 박사의 노력은 오늘날 의학물리학자 양성에 크게 기여했고,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명 미만에 불과했던 의학물리사는 현재 한국의학물리학회 회원 기준으로 4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방사선의학이 발전한 선진국의 방사선치료 비중은 40~50%가 넘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30% 미만”이라고 말하는 지영훈박사는 “앞으로 안전한 방사선 치료를 돕는 의학물리전문가들이 더욱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 지영훈박사의 애정 1호는 방사선조사종합시설

2006년 12월 개정 공포된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증진법’에 따라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국내 방사선의학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기기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 왔다. 이중 하나가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제1연구동 지하에 구축된 ‘방사선조사종합시설’로, 지영훈박사가 진두지휘한 기반구축사업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 1989년도에 입사, 대부분의 과제 책임자가 의사였던 90년 당시 처음으로 의사이외의 과제책임자로 처음 선정되면서 많은 과제들을 도맡아온 지영훈박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과제는 역시 ‘방사선조사종합시설’ 구축사업이었다고 한다. “2007년 구축계획을 수립할 당시 26억 원이라는 적잖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주변의 걱정도 많았다”고 회상하는 지영훈박사는 “방사선 관련 시설은 차폐 등 안전문제로 인해 건물 지하에 구축해야 하는데 때마침 한국원자력의학원 제1연구동을 설립하면서 종합시설로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있는 방사선조사시설의 대부분은 환자 치료 및 시료 중심으로 맞춰져 있다”고 말하는 지영훈박사는 “의학원의 방사선조사종합시설은 새로운 치료기술, 치료 장비를 환자에게 적용하기 이전에 동물시험 등 전임상으로 시험할 수 있는 유일할 곳”이라고 말한다. 이 시설에는 현재 코발트치료기 2대, 감마선 조사기 4대 등을 비롯해 다양한 방사선설비들이 짜임새 있게 구축되어 있어 국내 관계자는 물론 미국 등 해외 방사선의학 전문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 박사는 앞으로도 이 시설에 싸이클로트론 등을 비롯한 최신 방사선치료 설비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방사선의학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방사선조사종합시설 기반구축이 완료되면서 이 시설을 이용한 의학원 내부의 연구활동이 활발해졌을 뿐만 아니라 외부기관의 연구의뢰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 시설은 외부의뢰를 포함해 1년에 3~4천 건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시설 내부에는 비임상시험실시(GLP) 시설도 함께 구축되어 있어 연구뿐만 아니라 인증관련 업무도 함께 수행할 수 있다.

▶ 전문가의 삶을 완성시켜준 의학원에 애착이 큰 지영훈박사

30년 가까이 한국원자력의학원에 몸담으며 의학원 위상강화에 노력해 왔던 만큼 의학원에 대한 지영훈박사의 애정은 누구보다 깊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 특정연구기관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말하는 지 박사는 “우리나라가 세계무대에서 방사선의학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의학원이 범국가적인 연구 과제를 발굴하고 사업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 말 정년을 앞둔 지영훈박사는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나 전문성,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방사선의학과 의학물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특히 후학양성을 위한 교육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지 박사는 “의학물리에 대한 기초교육도 중요하지만 방사선은 결국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의 방사선 치료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현장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지 박사는 “그동안의 의학물리 교육이 단편적이고 기초적이기 때문에 의학물리 전반에 걸쳐 심화과정으로 교육 사업을 펴고 싶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의 암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싶다는 지영훈박사는 다양하고 새로운 방사선 치료의 수익모델 창출을 통해 방사선의학과 의학물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신동호

    지영훈 박사님 존경합니다.
    앞으로도 후학들의 앞길에 불빛이 되어주십시요.

    2017-05-18 16:47:03

  • 김미영

    지영훈박사님께서 의학물리불모지에서 얼마나 고생하시면서 공부하고 위치를 지키려노력했는지 글을보니 느껴집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 고된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한국에 의학물리사는 법제화되지않았고, 심지어 2015년 원안위 고시에는 의학물리사대신 품질관리 전문인력이라는 명칭이 도입되었고...자격기준은 "품질관리를할수 있는 역량을 지닌 자"로 바뀌었죠. 위에서 언급하신 수많은 중요한 일들을 아무나해도 되는게 현실입니다.
    퇴임하신 후라도 방사선치료품질의 보장을 위해 제도화에 노력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7-05-18 16: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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